금융산업개편논의가 본격화되고있으나 쉽사리 결말이 나지 않을 분야가
바로 금융기관간 업무영역조정이다. 기관간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돼
개편논의가 일때마다 의견충돌이 빚어진분야이기 때문이다.

업무영역조정문제의 접근방법은 은행의 역할과 기능을 확대하면서
금융기관간의 경쟁을 촉진시키고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게 대원칙. 은행의
역할과 기능확대는 곧 은행의 업무영역확대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이른바
전업이냐,아니면 겸업이냐는 문제로 축약된다.

전업이란 은행과 증권업무를 철저히 분리하는것. 단기금융과 장기금융을
기관별로 나누는것도 여기에 해당된다. 미국은 지난 30년대초
글라스스디글법을 제정,은행과 증권업간의 업무차단벽(Firewall)을 쳤으나
최근들어 이를 조심스럽게 완화하는 추세다. 이렇게 보면 상호진출이
가능한 겸업주의가 세계적인 조류다. 우리나라도 은행이 자회사를 통해
증권업등에 진출해있어 굳이 전업.겸업문제를 제기할필요도 없이 겸업으로
나가는 추세라고 보는 사람도 많다.

박영철 한국금융연구원장은 이에대해 "은행의 엄무영역조정에 대한
기본철학도 없이 부실화된 기관을 떠안거나 경제외적인 요인으로 자회사를
갖게된경우가 많다"며 "정부가 이에대한 기본원칙을 정할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와관련,은행을 축으로 삼고 점진적인 겸업으로 이행하는게
바람직하다며 우선 은행에 국공채위탁매매를 허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은행은 그렇다치고 개별금융기관의 효율성을 높이기위한 영역조정에
들어가면 논쟁은 더 뜨거워진다.

우선 국책은행문제. 국민은행이나 중소기업은행은 당초 특수은행으로의
설립취지가 퇴색,민영화여부등 체제의 재정비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일반은행에까지 큰부담을 주고있는 정책금융을
전담하는쪽으로의 개편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해당은행에서 강력 반발하고
있다.

사금융을 양성화하기위해 72년 설립된 단자사의 경우 재무부나 한은에선
단기금융시장의 전문중개기관으로 육성할 계획으로 있으나 그들도 나름대로
영역확대를 꿈꾸고있다. 종금사는 중소기업에 대한
종합금융서비스제공기관으로의 재편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은행이 별도의 계정으로 취급하는 신탁업무와 투자신탁회사의 정비도 그리
쉽지않다. 보험업은 일반금융업무와 성격이 다소 달라 쟁점은 적지만
생.손보의 분업유지여부와 유가증권관련업무의 확대문제등이 제기될수
있다.

금융산업발전심의회산하 금융제도개편소위원회가 작년말부터 개편작업을
해오면서 가장 골치를 앓고있는게 업무영역조정이다. 각 금융권별로
전문가를 지정,연구를 맡긴 결과 나온 작품의 내용이 서로 상충돼
종합정리가 불가능할 정도였다고 한다. 재무부와 한은이 최근 은행에
융통어음 할인업무를 허용하려하자 단자사가 결사반대,수포로 돌아갔던
데서도 업무영역조정을 다루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엿볼수있다.

전문가들은 기관간의 업무영역장벽을 서둘러 허물경우 경쟁격화로 부실화
될수도 있는 만큼 경쟁의 점진적 확대를 위한 합리적인 조정기준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