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등의 변호인을 맡아 ‘호위무사’로 불리기도 했던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은 15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진 자당 내 의원들을 향해 “아직도 그들에 대한 역겨움이 가시질 않는다”고 비난했다.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 반대’ 당론에도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두고 “정치의 기본인 신의를 저버렸다”며 이 같이 말했다.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데 대해 유 의원은 “(내란죄라고) 너무 성급하게 단정하지 마라”고 말했다.그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헌법과 계엄법이 요구하는 비상계엄 선포의 실체적 요건에 불비하다고 해서 그로 인해 바로 내란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러면서 “국민의 75%가 찬성한다고 해서 탄핵 찬성이 상식이 되지 않는다”며 “다수의 생각이 늘 옳다는 오만과 착각이야말로 공화적의 적”이라고 강조했다.전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재석 300명 중 찬성 204명, 반대 85명, 기권 3명, 무효 8명으로 통과됐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 6당 의원(192명)이 전원 찬성했다고 가정할 때 국민의힘에서 찬성표를 던진 의원은 12명이다.한편 유 의원은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사태의 검찰 조사가 시작되기 전인 2016년말부터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을 맡았고,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뒤에도 대리인 역할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수감 시절 유일하게 면회에 응했던 사람이기도 하다.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국민의힘 김종혁 최고위원은 15일 당내 일부 의원들을 향해 “대한민국과 민주주의가 아니라 대통령 개인이 충성의 대상이냐”고 비판했다.김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대표와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을 ‘배신자’로 비난하는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있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그는 "국가 질서를 일거에 무너뜨린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배신이라고 주장하는 여러분이야말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헌정질서, 국민에 대한 배신자로 역사에 기록될 것임을 정말 모르시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통과된 후 '한국의 민주적 회복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한 발언을 인용한 김 최고위원은 친윤계 의원들을 향해 "여러분에겐 이러는 미국 역시 배신자인 거냐"라고 물었다.김 최고위원은 조만간 최고위원직을 상실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난 14일 의원총회에서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진종오 최고위원은 사의를 표명해 사실상 한 대표 체제가 붕괴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한 대표도 오는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표직 사퇴를 발표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윤 대통령을 향해 김 최고위원은 "자신으로 인해 인생이 망가진 사람들에 대해, 무너져버린 군의 명예와 사기에 대해, 시위대의 조롱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용산 대통령 관저와 국회의사당과 국민의힘 당사를 경비하고 있는 경찰관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느냐"라고 지적했다.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국회가 헌법재판소 재판관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일 야당 몫 재판관 후보자로 정계선 서울서부지방법원장(55·사법연수원 27기)과 마은혁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61·29기)를 추천하기로 한 데 이어 국민의힘도 여당 몫 후보자로 조한창 변호사(59·18기)를 최종 추천했다. 여야는 15일 정점식 곽규택 김대식 김기웅 박성훈 의원이 참여하는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르면 오는 21일 청문회를 열 계획이다. 30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임명 동의안을 처리한다. 이 경우 연내 헌재는 재판관 9인 체제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헌재 재판관 임명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다. 탄핵안 통과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기 때문에 임명동의안이 가결되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여야 추천 후보자 3인을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재판관 추천권은 국회 몫인 만큼 대통령의 임명은 형식적인 절차”라며 “박근혜 대통령 파면 이후 황교안 권한대행이 당시 대통령 몫으로 이선애 재판관을 임명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헌재도 규정에 따라 본격적인 심리 준비 절차에 들어간다. 재판관들은 16일 오전 10시 재판관 회의에서 사건 처리 일정과 방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헌재는 무작위 전자배당을 통해 이번 탄핵심판 사건의 주심 재판관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민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