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문화의 발상지 메소포타미아는 20세기에 접어들때까지 환상의
도시국가로만 알려져 왔을뿐 정확한 위치조차 확인되지 않았었다.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의 유역에 지금부터 5,000여년전 인류가
도시국가를 형성,높은수준의 문명을 일구고 있었다는 기록만이 남아
있었다.

1899년 독일인 로베르트 코르디를 단장으로 한 조사단이 메소포타미아에
도착,인류문명의 발상지를 발굴하려했을때만해도 별로 주목을
끌지못했었다. 조사단은 오늘날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약 80
남쪽으로 내려와 유프라테스강의 동안을 파내려가기 시작했다.

동원된 인력은 하루평균 200~250명. 주위는 하잘것 없는 고가가 몇채
흩어져 있었을뿐 그저 황폐한 들판이었다.

조사단이 작업을 시작한지 채 반년도 되기전에 인류문명의 모태가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옛궁전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구약성서에
나오는 바벨탑의 흔적도 손에 잡히기 시작했다. 바빌론 문명을 꽃피운
거대한 고대도시의 낡은 껍질이 그 이후 18년이란 긴세월에 걸쳐 하나하나
발굴되었다.

20세기초기를 빛낸 대경사였다.

우리 한민족의 옛숨결을 느끼게 하는 문화경사도 심심치 않게 남과 북에서
펼쳐져왔다. 특히 엊그제에는 고려의 옛도읍 개성에서 고려초기의 화사한
문명이 제 모습을 드러내 기쁨을 안겨주고 있다. 외신이 전하는 소식에
의하면 고려태조 왕건의 묘 현능에서 옥패와 금동불상 동항아리등 보물들이
다수 발굴되었다고 한다. 북한 고고학자들의 발굴작업으로 드러난 이
현능의 4벽과 천장에는 매화 소나무 대나무 청룡 백호등의 채색벽화가
선명하게 제 모습을 드러냈고 우리 민족의 도기로 세계에 널리 알려진
국화상감청자도 다소 출토되어 문화사연구에 새 획을 긋게할 모양이다.

다만 부끄러운것은 세계에 내놓아 남과 북이 다같이 자랑할수 있는
배달민족의 옛숨결이 "외신"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될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이다. 서울에서 자동차편으로 한시간 남짓 달리면 당도할수 있는
지점에서 1000년전에 묻힌 조선의 향기가 출토되었는데도 이 소식이 중국
북경을 한바퀴 돌아 인민일보의 보도로 확인해야 한다니 가슴아픈 일이다.
남북의 정부는 하루속히 문화유산만이라도 공동관리하는 치적을 이룩해야
할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