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금리인하조치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설비투자는 여전히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있다.

11일 금융계와 업계에 따르면 국내기업들이 금리인하조치이후 싼자금을
끌어다 높은 금리의 기존대출금을 갚는등 부채조정에 힘쓰고 있을뿐
설비자금수요는 바닥권을 계속 맴돌아 정부의 금리인하조치가 경제활성화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올해 설비투자자금을 1월말까지 조기배정,기업의 투자를
촉진키로 했으나 기업들이 자금신청을 해오지않아 배정시기를 2월말로
연기했다.

산은관계자는 "이자금(총4조2천여억원)의 금리가 평균1.4%포인트
떨어졌으나 기업들의 자금수요는 오히려 전년보다 더 부진한 편"이라며
2월말까지도 자금신청이 목표에 달하기는 힘들것으로 내다봤다.

이 은행이 취급하고 있는 외화표시국산기계구입자금(총1조원)도
지난6일까지 4백50억원만이 대출승인되는데 그쳤다.

이 추세대로라면 상반기중 자금승인실적은 당초 예상액 3천9백64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한도제까지 폐지한 외화대출실적도 1월중에 1억1천만달러에
머물렀다. 이는 설비투자가 극도로 부진했던 지난해 8월이후 월별
취급액보다 별로 나아진게 없는 수준이다.

중소기업은행의 설비자금도 총1조원중 1월말까지 5백억원만이 대출됐다.

설비금융의 하나인 리스실적도 지난 1월중 실행규모가 전월보다 오히려
14%가량 줄어든데 이어 이달 들어선 그 감소폭이 더욱 확대되고있다.

이같이 설비투자 자금은 수요가 일어날 기미가 없는 가운데 기업들은
단자사등에서 자금을 조달,은행당좌차월등을 꺼나가는데 주력하고있다.

이는 1.26조치이후 단자사의 단기여신금리가 연11%대로 떨어져
은행당좌대월금리(연평균12%)를 크게 밑돌고 있는데 따른것이다.

실제로 5대시중은행 당좌대월잔액은 지난9일현재 3조8천5백억원수준으로
평상시(5조원)보다 1조원이상 급감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기업들의
이같은 자금운용은 일종의 재테크로 볼수있고 밝혔다.

업계관계자들은 이같이 설비자금수요가 계속 부진한것은 앞으로의 경기가
매우 불투명한데다 새정부의 대기업정책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등
불확실성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들의 경우는 특히 담보부족등으로 금리인하혜택을 전혀 볼수없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따라서 금리인하에 이어 종합적인 경기대책이 따라주어야 기업의
투자마인드도 살아날수 있을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영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