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습니다"
담배한대 피우는데 9백원,커피한잔 마시는데 1천8백원,전화한통화에
5백40원.
스포링전문업체인 삼원정공(대표 문학무)에서는 종업원행동 하나하나를
돈으로 환산한다.
"시간은 돈이다"는 말을 경영일선에 적용하고 있다.
시간을 가격개념으로 전환,원가절감과 생산성향상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것.
삼원의 "초관리 운동"은 삼성그룹 한국제지 아시아자동차등 대기업쪽에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있다. 한 중소기업의 생존전략인
초관리경영이 대기업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삼성그룹이 삼성경제연구소를 통해 삼원정공의
초관리운동사례를 묶어 "1초를 잡아라"란 책자를 발간,초관리운동이
국내기업에 폭넓게 번질수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삼원이 초관리운동에 나선것은 지난89년. 연봉을 초단위(1년은
7백20만초)로 쪼개 간부의 초당임금은 3원,일반사원은 2원으로 환산,작업과
관련되지않은 행동을 자제시켰다.
하루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하루에 2만8천8백초를 일하고 있으나 정작
돈벌이와 연관되는 행동은 고작 8천초뿐이라는 자체 진단끝에 불필요한
행동을 줄여나갔다.
예컨대 부품이나 수공구등을 될수록 작업대 가까이에 놓고 퇴근할
무렵에는 다음날 작업을 위해 부품의 정리정돈을 철저히 해나갔다.
공장차량의 고속도로 요금정산도 매일 전표를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한달에 한번 몰아서 한다. 전표발행에 드는 "돈 안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이다.
삼원에서는 월급봉투를 1년간 사용한다. 서류봉투도 24번 사용할수
있도록 양면에 수.발신란이 24개 찍혀있다.
불야성을 이룬 빌딩숲을 보면서 감탄사를 연발하던 시절이 있었다.
삼원직원들에게는 납득이 안가는 대목이다. 오후6시30분이 넘어 회사에
남아있는 사원들은 무능한 사람으로 치부된다.
이회사의 곤지암 제2공장식당에는 잔밥통이 없다.
식사를 잘해야 일을 잘한다는 배려에서 양질의 식단을 제공한다. 대신
한번에 먹고싶은 양의 80%만 가져오게 하고 더 먹고싶으면 여러번에 걸쳐
가져오도록 했다.
잔밥도 "돈"으로 보기 때문이다.
삼원은 각종사내 회의를 일일이 통보하지 않는다. 미리 회의일정을
정해놓고 회의에 빠지면 5천원씩 공제하며 3회이상 불참하면 아예
참석시키지 않는다.
삼원은 초관리운동의 성과를 톡톡히 보고있다.
지난 10년간 제품가격을 단 한차례도 올리지 않고 오히려 예전보다
30%싼값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매년 2~3%씩 제품가격을 낮출수 있었다.
시간관리를 통한 원가절감이 이를 가능케 한 것이다.
삼원은 이에 그치지 않고 효과적인 초관리를 통해 공장을 24시간
가동체제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이회사가 초관리운동을 추진하게 된 동기는 사뭇 신선하다.
지난89년 당시 연간 60억원의 매출에서 10억원의 이익을 낼 정도로 회사의
상태가 양호했는데도 "초관리운동"을 도입했다. 당시 임금인상러시등
기업등의 원가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터여서 미리준비한다는 차원에서
초관리를 도입한것.
"시간은 저축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에서 출발,초단위의 정밀한 자기관리를
하다 보면 업무의 능률이 저절로 올라간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양용식이사는 "중기의 어려움을 남의 탓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내탓이라는 자각에서 초관리운동을 시작했다"며 "이의 성패는 종업원들의
자발적인 협조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초관리운동은 이의 실천을 위한 행동지침마련과 사후관리가 뒤 따른다.
그렇지만 종업원들의 "시간의식"이 없이는 소기의 목적에 한치도 접근할수
없다는 얘기이다.
초관리운동은 업무의 량보다는 질을 중요시한다.
이는 특히 30분일더하기등 물리적인 작업량을 늘리기보다 생산성향상에
적합하다는 지적이어서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그룹까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남궁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