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을 하다 대형사고를 냈거나 빈번한 교통사고를 빚었던
"불량자동차"에대한 특별관리방안이 제시됐다.

보험개발원은 4일 "자동차보험 불량물건의 현황과 문제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불량물건의 명확한 기준을 설정,대상물건을 축소하되 이들물건에
대해선 보험료를 무겁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무사고가입자와의
보험료부담에 형평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위해 보험개발원은 이달말까지 차종별 사고유형별 손해율을
산정,불량물건의 기준을 정하고 재무부와의 협의를 거쳐 올상반기중
이들물건에 대한 보험료할증(인상)조치를 단행할 방침이다.

자동차보험 불량물건이란 사고를 많이내 보험사가 계약인수를
거절,업계전체에서 공동관리하는 "문제차"를 일컫는다. 예컨대 최근 3년간
6회이상의 사고를 냈거나 <>음주운전사고 또는 뺑소니사고 운전자
<>덤프트럭 전세버스등 대형사고를 자주 내는 차량 <>높은 할증률을 피하기
위해 운수업체 명의를 바꾸는 차량들이 이에 속한다.

손해보험업계가 불량물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려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들물건의 손해율(수입보험료대비 지급보험금의 비율)이 매우
높을뿐만 아니라 규모자체도 크게 늘고있기 때문이다.

지난89년 3월엔 2백40대에 불과,종합보험에 가입한
전체차량(1백68만3천대)의 0.01%를 차지했으나 90년3월
1만9천대(0.9%)91년3월 17만2천대(6%)92년3월 29만2천대(8.6%)로
늘어났으며 작년 11월에는 44만대에 달했다. 이는 전체차량의 11.1%나
된다.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한 차량 10대중 1대는 개별보험사가
보험가입을 거절,천덕꾸러기신세가 돼 업계가 할수없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차량들이다.

불량물건이 이처럼 크게 늘어나는 것은 손해율이 높게 나타나는 젊은층
운전자가 증가하고 영업용차량의 사고도 계속 불어나기 때문이다. 또
지난89년 불량물건에 대해 최고50%까지 할증보험료를 물릴수 있도록한
임의할증제까지 폐지돼 보험사들이 이들 차량의 보험가입을 거절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손해율도 일반물건에 비해 월등히 높다. 때문에 보험회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를 면치못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애꿎은
무사고보험가입자의 보험료부담만 높이는등 형평을 잃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손보사들은 91사업연도(91.4~92.3)중 일반물건의 손해율은 90.5%인 반면
불량물건은 1백21.7%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이같은 높은 손해율로 인해
불량물건에서만 8백85억원의 적자를 내 전체영업수지 적자 2천8백85억원의
30.7%나 점했다. 불량물건에서 들어오는 수입보험료가 전체의 17.4%인
점과 비교하면 2배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불량물건에 대한 현행 공동관리시스템도 피해자의 신속한 보상처리에
도움을 주지못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각보험사가 불량물건은
자사물건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있어 보상처리업무를 소홀히
하기때문이다.

보험사로부터 인수거절을 당한 불량가입자에게 보험혜택의 길을 열어주어
불의의 사고를 당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이른바
"불량물건공동인수제도"가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관련,김정번자동차보험담당이사는 "무거운 보험료를 부과해
불량운전자에게 사고의 경각심을 불어넣어주고 보험사엔 보험계약을 제대로
관리할수 있도록 불량물건에 대한 관리체제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해
보험개발원의 의견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송재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