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리바아와 이란등 주요 산유국들이 국제유가가 더이상 떨어지는
것을 막기위해 산유량감축이 불가피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OPEC(석유수출국기구)는 다음달 13일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인
시장감시위원회의 석유장관회담에서 감산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같은 OPEC내 분위기를 반영,25일 국제유가는 일제히 배럴당 최고
90센트로 큰 폭 오름세를 나타냈다. 중동산원유의 기준유종인 두바이유는
런던시장에서 현물가가 배럴당 15.35달러로 하룻새 67센트 뛰었다.
세계기준유종인 북해산 브렌트유의경우 현물가가 17.95달러로 전날보다
80센트,3월인도물가가 18.07달러로 76센트씩 올랐다.

가장 비싼 유종인 미서부텍사스중질유(WTI)도 뉴욕시장에서 현물가가
배럴당 19.50달러로 90센트나 폭등했고 2월인도 물가도 19.66달러로 83센트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이미 작년10월에 비해 평균 20%이상 하락했다.
OPEC평균가도 심리적마지노선으로 간주되는 배럴당 16달러선을
위협하고있다.

국제유가는 OPEC의 감산노력이 지속되는 동안은 내림세를 멈추고 적어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OPEC가 2월회의에서 구체적인 감산결정에 도달한다해도 국제유가가
장기적으로 오름세를 탈 것이라는데는 회의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장
비수기에 접어들어 수요의 자연감소가 불가피한데다 세계경제의
회복지연으로 공급과잉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IEA(국제에너지기구)추산으로는 대부분의 석유를 소비하는 북반구가
겨울철을 벗어남에 따라 2.4분기이후 석유수요는 1.4분기보다 하루
3백만배럴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중 OPEC산원유에 대한 수요도
하루 2천4백60만배럴로 80만배럴가까이 감소될 것이라는 추정이다. 이같은
계절적 요인에다 경기부진까지 겹쳐 석유수요는 더욱 위축될 것이
예상된다.

이같은 수요측면외에 OPEC자체의 문제도 크다.

첫째 감산의 불가피성에 합의하면서도 감산폭을 둘러싼 회원국간 이견의
폭이 크다. 사우디가 하루 1백만배럴감축을 요구하고 있는데 비해 이란은
전체산유량의 2%,50만배럴정도의 감산을 주장하고 있다.

쿠웨이트는 이라크침공으로 파괴된 산유시설의 복구를 이유로
감산적용에서빼 줄것을 요구하고있다.

둘째는 감산합의의 실행가능성이 불투명하다. 11월의 회의에서 OPEC는
올해 탈퇴한 에콰도르를 제외한 12개국의 전체 산유량을 12월부터 하루
2천4백58만배럴로 줄이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실제산유실적은
하루2천5백10만배럴로 11월과 별변동이 없었다. 올해 들어서도 감산기미가
보이지 않고있다. 이에따라 OPEC의 감산결정이 그대로 실행에 옮겨질
것으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셋째는 유가하락에 대한 책임소재를 두고 OPEC내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OPEC산유국들의 원유수출수입은 빈익빈부익부현상이 두드러졌다.
이에따라 증산한계에 놓여 있는데다 유가하락으로 타격이 큰
군소산유국들이 증산으로 덕을 본 사우디 이란등에 대해 대폭적인 감산을
떠넘길 것이 예상된다.

넷째 OPEC산유국들의 산유능력증대경쟁이다. 당장 사우디는 현재
하루8백40만배럴선인 산유능력을 3월말까지 9백만배럴로 확층할 계획이다.
걸프지역 다른 산유국들의 증산노력은 특히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예정이다.

이같은 산유시설확충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OPEC산유국들은
불확실한 유가인상보다는 확실한 증산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와함께 비OPEC산유국들이 국내경제개발에 필요한 재원마련을 위해
원유수출을 더욱 늘리고있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국내경기혼란으로
소비가 줄고있는 석유를 수출로 돌리고있어 OPEC의 감산폭을 메우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석유소비국들의 원유재고물량증가로 OPEC의 감산에 의한 타격을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IEA회원국들의 석유재고량은
95일분이 넘고있다.

이번 감산합의를 도출하고 있는 알리리오 파라 OPEC의장이 오만 멕시코등
비OPEC산유국까지 방문,동조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이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