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정오(한국시간 21일새벽2시) 제42대 대통령으로 공식취임한 빌
클린턴은 14분간의 취임사에서 안으로 새로운 미국을 건설하기위한 전
국민의 동참과 밖으로 국제사회를 이끌기위한 단호함을 강조했다.

그의 이날 연설은 미국의 새로운 세대교체를 강조하기위한 상징적이고
추상적인 구절들을 제외한다면 지난번 선거에서의 민주당 선거공약을 재
확인한것으로 해석된다.

클린턴은 미국이 국내적으로 <>악화된 경제 <>재정적자 <>늘어나는 실
직과 임금인상 둔화 <>감당키 어려운 의료비 <>계층간 불균형등 많은 난
제들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클린턴은 이같은 문제들을 풀기위해서는 "겨울속에서 새로운 봄을 불
러낸 것처럼 미국인들의 단합된 동참과 희생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클린턴이 당면한 난제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잡다한 이해집단들의
압력을 극복하는것이 급선무이다.

"정치인들은 워싱턴을 들어오고 나가고 하지만 로비스트들은 영원히
워싱턴에 존재한다"는 말이 있다. 선거결과에 따라 정치인들은 워싱턴
정가를 떠나기도 하지만 로비스트들은 그대로 남아 미국정치의 막후실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클린턴은 선거기간중 로비스트들이 미국을 팔아먹는다고 언성을 높였
지만 그 역시 자신이 지명한 각료의 의회인준과정에서 로비스트에 의
존, 대의회로비를 할 정도로 워싱턴정가에서 로비스트의 역할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있다.

그들은 각종이슈의 정치파워가 어디에 있는지 꿰뚫고 있으며 워싱턴정
가의 끈끈한 인맥연결을 통해 나름대로의 파워를 구축해 놓고 있다. 특
정법안의 입법과정에서 미묘한 문구를 슬며시 삽입,법안자체의 영향력을
무력화시킬 정도로 탁월한 법률지식을 갖춘 변호사들이 또한 로비스트들
이다.

조지아마피아로 불렸던 카터정권이 집권초기에 의회와의 관계가 악화,
애를 먹었던 것도 이러한 로비스트를 무시하고 의회를 상대했기 때문으
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은 미국의 기업이나 특정업계의 이익을 위해 일하기도 하고 외국
의 기업이나 정부를 위해 일하기도 한다. 또 여성단체나 환경단체 노조
등 각종 사회단체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법안을 입법화하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클린턴정권의 정책방향을 결정하는데에도 이들 로비스트를 통
한 각종 이해집단의 압력은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욱이 클린턴이 그동안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문제에 대해 뚜렷한 입
장을 표명하지 않고 중간입장을 견지해온점을 고려하면 이슈가 발생할때
마다 이해집단의 영향력에 따라 정책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
다. 이익압력단체의 영향력은 이미 각료인선과정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는 점에서 이같은 전망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여성각료를 늘리라는 여성단체의 요구를 수용,여성각료의 수를 대폭
늘린것이라든지,환경단체의 반대로 로렌스 서머 세계은행부총재가
경제자문위원장 후보에서 밀려난 것등이 대표적인 예에 속한다.

또 USTR(미무역대표부)대표자리를 놓고 강력한 후보였던 폴라 스턴
전ITC(국제무역위원회)위원장과 프레스토위츠 경제전략연구소장이 모두
탈락하고 전혀 문외한인 미키 캔터 선거대책위원장이 지명된것도 이
익단체들의 로비결과로 지적되고 있다. 스턴여사의 경우 국제무역위원장
재직시 국내산업보호에 미흡했다는 업계의 로비가,통상정책에 있어 매파
에 속하는 프레스토위츠소장의 경우도 외국로비스트들의 로비가 주효했
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정치의 돈줄을 쥐고 있는 유태인들의 로비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클린턴선거자금의 60%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유
태인그룹은 각료인선과정에서 흑인이나 히스패닉계의 진출에 비해 유
태계의 진출이 미흡하다고 지적,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자 클린턴 자신이 직접 나서 유태계 지도자들에게 각료급 이외의 고
위직지명에 유태계인사를 대거 지명하겠다고 약속했을만큼 유태인의 로
비력은 정평이 나있다.

미업계가운데 벌써부터 클린턴행정부에 가장 커다란 압력을 넣고있는
곳으로는 자동차업계가 꼽히고 있다. 미산업경쟁력상실의 상징처럼
인식되고있는 자동차업계는 특히 일본자동차수입에 대한 신정부의 강력
한 제동장치를 요구하고 있다.

미니 밴에 대한 관세분류를 현행 트럭에서 승용차로 변경,수입관세율
2.5%에서 25%로 늘릴것을 포함해 미국현지공장에서 생산되는 일본차에
대한 현지부품조달비율을 대폭 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일본의
수출자율규제협정에 따른 수입물량의 상한선을 현행 1백65만대에서 더
낮춰줄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가운데 미니 밴 문제는 클린턴이 선거기간중 관세재분류를 약속한만
큼 선거공약을 이행한다는 차원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초 포드 크라이슬러 GM등 자동차3사대표가 클린턴당선자를 만
나 이러한 입장을 전달함으로써 클린턴행정부에 부담을 주고있다.

자동차업계 다음으로는 반도체업계가 대일무역정책과 관련, 클린턴정
권에 강력한 대응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올3월에 발표되는 지난해 4.4분
기중 일본반도체시장의 개방률이 약속한 20%에 미달할 경우에는 보복관
세조치를 취하도록 압력을 넣고있다.

반도체업계는 협정이행에 불성실한 일본을 응징하기 위해 자동차업계
와 손을 잡고 클린턴행정부에 압력을 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
다.

클린턴정권은 이같은 업계의 압력에 대해 종전보다는 훨씬 보호
무역주의적인 입장을 취하게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브라
운미상무장관이 의회청문회에서 밝혔듯이 자유 공정무역의 원칙을 강조
하면서 실용주의노선에 입각,협정자체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통상
정책을 전개할 것으로 통상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또 국내산업간의 이해가 엇갈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피해를 보는 쪽에
대한 보상책을 강구, 어느 한쪽이 일방적인 혜택을 얻지 못하도록 정부
가 개입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클린턴정권의 지지기반인 노조 환경단체 중도민주당원들의 이해를
충족시키면서 미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협상중재력을
발휘, 이익압력단체의 요구를 수렴해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