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무역장벽이 선진국답지 않게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높다는 사실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수입과 관련된 관세와 기타
온갖 비관세장벽은 말할것 없고 일본특유의 유통시스템에다 수입품을
교묘하게 배격하는 공사발주와 정부구매제도등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장벽을 깨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무진
애를 써 왔지만 그다지 효과가 없음은 이른바 "복합불 "으로 설명되는
최근의 국내경기침체에 관계없이 지난해에 1,000억달러가 넘는 기록적인
무역흑자를 기록한 사실만으로도 확인되고 남는다. 그런데 실상 그 장벽은
한국수출상품에 차별적으로 더욱 높다는게 우리가 알고 있는 또다른
현실이다.

결코 새로운 일이 아닌데도 삼성물산과 현대종합상사등 국내
8개종합상사협의회가 최근 조사한 내용은 새삼 우리를 놀라게 만든다.
이런 현실하에서는 대일역조개선이 영구히 이루지못할 환상이라는
좌절감마저 갖게 한다.

종합상사협의회가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간 일본 현지조사까지 벌여
확인한 결과라는 일본의 무역장벽사례는 우선 철강 화공 섬유 신발 수산물
시멘트의 6개품목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드러난 장벽은 역시
관세와비관세분야로 골고루 망라되어 있다. 공공공사발주때 교묘한
방법으로 수입소재납품을 제한한다든지 유화카르텔을 통해 수입품유통을
원천봉쇄하고 GSP(일반특혜관세제도)의 자의적 운영으로 한국상품의
수혜폭을 줄이는등의 비관세장벽사례가 얼마든지 있다. 게다가 또
국제적으로는 관세율이 낮은 선진국 행세를 하는 일본이지만 정작 한국이
관심을 가진 조사대상품목의 관세율은 10%이상 30%에 육박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드러났다.

협의회는 6개품목 14건으로 집약된 이런 무역장벽사례를 시정촉구
건의서와 함께 주한일본대사관에 전달했으며 그 내용은 다시
일본경제기획청산하 시장개방고충처리실(OTO)에 보내져 검토될 예정이라고
한다. 일본정부기관의 신속하고 긍정적인 처리결과를 우선 기대해본다.
지난 91년의 대일무역적자는 87억6,400만달러로 전체무역적자의 90%였는데
지난해에는 80억달러로 전체의 1. 6배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며 금년에도
비슷한 규모가 될 전망이다.

양국간 무역균형을 위해서는 우선 일본측의 성의가 요망되지만 이번처럼
일본시장의 장벽을 파악하고 시정을 모색하는 업계의 능동적 적극적 노력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