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지난해에만 700만 명이다. 상당수가 도쿄와 오사카를 찾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가능한 여행이 화두가 된 가운데 도쿄에서 그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2000만 명의 인구가 사는 메갈로폴리스에서 가능할까.이번 여행에선 탄소 발자국을 최소화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게 자전거다. 도쿄에서 자전거를 빌리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도심 곳곳 자전거 대여업체에선 하루 1000엔(약 8800원) 안팎으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일본 최대 통신사 도코모에서 운영하는 바이크 셰어링 서비스는 더 편하다.서울 지하철 2호선과 같은 도쿄 도심 순환선인 JR 야마노테선은 인기 있는 자전거 여행 코스다. 야마노테선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다 보면 열차를 탈 땐 무심하게 지나치는 곳들이 눈에 더 선명하게 들어온다. 자전거 여행을 시작한 도쿄역 앞의 ‘키테 마루노우치’ 빌딩도 눈여겨봤다. 건축가 구마 겐고가 옛 중앙우체국 건물의 파사드와 내부를 보존한 채 지었다.총 36㎞ 코스 중 서쪽으로 절반가량을 가면 최근 도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공원이 나온다. 시부야의 새로운 명물 미야시타파크다. 1953년 지어진 공영주차장의 옥상 공원이던 이곳은 2020년 330m 길이의 공중 정원으로 재탄생했다. 시민들은 1000㎡의 거대한 잔디밭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암벽 등반을 즐긴다.미야시타파크 인근에 자전거를 반납하고 걸어보기로 했다. 동쪽으로 20분 정도 걷자 오모테산도힐스가 나왔다. 건물 높이는 높게 뻗은 가로수의 키를 넘지 않는다. 지역이 경사면이라는 점을 감안해 바닥 또한 경사로로 조성했다. 건축가 안도 다다오는 1923년부터 이 자리에 서 있던 시영아파트의 파
“모차르트의 음악은 아이가 치기에는 너무 쉽고, 어른이 치기엔 너무 어렵다는 아르투르 슈나벨(피아니스트)의 말을 이제야 이해할 것 같았어요.”지난달 16일 데뷔 68년 만에 처음 모차르트 음반을 세상에 내놓은 피아니스트 백건우(78)의 말이다. 모차르트의 곡을 해석하는 백건우만의 열쇠는 ‘아이다운 순수’였다고 했다. 음반을 녹음하며 어린아이의 세계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한 그는 녹음을 마칠 무렵 생각했다. ‘새 음반의 표지도 어린아이가 그려주면 어떨까.’그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지금 대형 음반 매대 위 내로라하는 클래식 아티스트들의 음반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음반은 백건우의 신보 ‘모차르트: 피아노 작품1’이다. 그의 앨범 표지는 냉철함과 독기를 뿜어내듯 명도 대비가 뚜렷한 클래식 음반 사이에서 따스한 온기를 전한다. 칠하다 만 듯 여백이 두드러지는 손, 삐뚤빼뚤 연필로 채워낸 은색 머리칼, 시선을 붙잡는 붉은 선, 그것들을 모두 감싸는 온화한 표정의 얼굴이 사람들의 시선과 발길을 오래도록 붙잡는다.이 앨범은 1898년 설립된 독일 클래식 음반 기업 도이체그라모폰(DG)이 제작했다. 다소 엉성해 보이는 그림 사이로 DG의 상징이자 클래식 마니아들에게 품질보증 수표와 같은 ‘노란 딱지’가 보이는 순간, 궁금했다. 이 그림 누가, 왜 그린 걸까. 건반 위 시인과 꼬마 화가의 운명적 만남DG가 백건우의 파격적 제안을 받아들인 건 지난 2월이다. 한국 초등학생(2012~2017년생)을 대상으로 앨범 표지 공모전을 열었다. 수많은 그림이 출품됐고, 선정은 그가 직접 했다. 여러 장의 그림 가운데 그가 주저 없이 고른 단 한 장은 경기 용인한빛초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투자 붐을 타고 유럽에서도 시가총액 2위 업체가 교체됐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이 사상 처음으로 세계 최대 명품 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를 제치고 유럽 시총 2위에 올라섰다.5일(현지시간)네덜란드 증시에서 ASML 주가는 이날 8.10% 급등해 시총 3800억1300만유로(약 565조원)를 기록했다. LVMH의 시총 3774억7500만유로를 넘어섰다. 현재 유럽 1위는 시총이 4200억유로(약 624조원)에 이르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다.블룸버그는 ASML이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에 대당 3억5000만유로(약 5200억원)에 이르는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기를 연말까지 출하할 수 있다는 소식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투자은행(IB) 제프리스의 자나르단 메논 분석가는 ASML에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하고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상당한 주문이 예상된다”고 밝혔다.유럽 시총 3위로 물러난 LVMH는 지난 한 달간 명품 판매 둔화 우려로 주가가 3.72% 빠졌다. 구찌 모기업으로 알려진 프랑스 명품업체 케링그룹 주가도 같은 기간 1.09% 하락했다.김세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