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제목] 질 아누이 주한 EC대표에 듣는다
한 - EC 교역 위축 안타까워
철저한 시장 분석/기술협력 바탕 적극진출 기해야

질 아누이대표는 지난90년 EC대표부가 서울에서 문을 열때 초대대표로
부임했다. 3년간 한국과 EC사이의 다리역할을 하면서 아누이대표는 특히
양측의 경제교류확대를 위해 애써왔다.

아누이대표는 그동안 급속히 팽창해 오던 한.EC간 교역이
EC단일시장출범을 앞두고 위축되고 있는것을 안타까워 하고있다. 그는
EC단일시장의 문이 역내기업 뿐만아니라 역외기업에도 열려있다고
주장한다. 아누이대표는 일본기업들의 성공적인 EC진출사례를 들면서
한국기업들의 적극적인 EC시장접근 노력을 촉구했다.

EC의 시장통합이 한국의 대EC경제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아누이 대표로부터
들어본다.

-최근의 한.EC교역이 위축되고 있는듯 한데.

"90년까지 10년간 양측의 교역규모는 거의 3백%가 증가했다. 91년에만
41%나 늘었다. 그러나 92년들어 위축되면서 10월말까지 열달동안 한국의
대EC수출은 2.7% 줄고 수입은 1.0% 감소했다.

이같은 교역위축은 미국 EC를 비롯한 세계적인 경기부진 탓으로도 보인다.
한국도 최근 경제성장이 주춤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한국에서 보기는 EC가 시장통합과정에서 비관세장벽등
보호주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때문이라고 우려하는 소리가 높은데.

"단일시장을 건설하려는 "92년 프로그램"은 비관세장벽을 없애는 것이
기본목적이다. 이것은 역내외국가 모두에 똑같이 혜택을 줄것이다.

한국과는 달리 다른 아시아국가들과 EC의 교역은 크게 늘고있다.
한국경제에 대해 우려되는 부분이다"
-최근 한국 상품에대한 반덤핑조사가 빈번해지고 있는것은 한국기업인들의
우려를 뒷받침해 주는것이 아닌가.

"반덤핑조사라는 것은 "공정한 무역의 법칙"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준사법적 절차다. 만약 운전자가 빨간불을 무시하고 달린다면
교통순경으로부터 딱지를 받게 될것이다. 세번 위반하면 딱지는 세장으로
늘어난다. 마찬가지로 한국이 덤핑행위를 더이상 하지않는다면 조사도 더
받지 않을것이다.

최근 한국정부도 몇가지 덤핑조사를 착수한것으로 안다. 바라는것은
EC위원회처럼 분명하고 투명하게 조사가 이뤄져야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한국기업의 EC시장접근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인데.

"너무 시장이 미국과 일본에 편중돼있다. 한국처럼 품질 기술단계가
중급에서 고급으로 넘어가는 경제는 선진국과 합작하거나 협력하는것이
성공의 한 방법이다. EC시장의 경쟁에 참여함으로써 한국기업은 기술과
품질을 높일수 있을것이다.

유럽시장에서 한국상품의 이미지가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다. 장기적인
자기고유의 이미지구축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산업의 경쟁력약화는 내가 만나본 한국관리들이 더 잘알고 있었다.
임금인상등 생산비증가로 많은 한국기업들이 중국등으로 옮겨가고 있는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지난해 한국은 EC내 섬유쿼터를 50%도 채우지 못했다"
-EC단일시장에 효율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EC시장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먼저 유럽인들의 다양한 소비취향을
알아야한다. 차를 예로들면 이탈리아인들은 밝은 색깔을 좋아하고
독일사람들은 크고 어두운 색깔의 차를 선호한다. 신선한 공기를 좋아하는
영국인들은 작고 지붕이 없는 차를 갖고싶어한다. 기술적으로는 같더라도
디자인과 색깔,스타일에 대한 요구는 이처럼 천차만별이다.

뿐만아니라 애프터서비스,판매후관리등은 매우 중요하다. 광고등을 통해
소비자들 가까이 가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EC에 직접투자하는데 중요한 공동기업법이 아직 마련되지않고 있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EC기업법은 유럽에서 사업을 하려는 역내외의 모든 기업가들이
단일법체계에 따라 쉽게 회사,이른바 "유럽기업"을 차릴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마지막 합의를 보지못하고 있는부분은 종업원이 이사회에
참석,회사경영에 참여할수 있도록 허용하는 문제다. 이같은 독일식 모델에
영국등이 반대하고 있다. EC위원회는 노사모두에게 이익이 되는선에서
합의되기를 바라고 있다"
-EC의 무역협상무기인 "상호주의"원칙에 따라 한국에 현재 제기하고 있는
문제가 있는가.

"금융서비스와 관련,협상이 진행되고있다. 한국측 은행은 유럽에서
유럽은행과 똑같이 영업하고 있으나 한국에서 유럽은행은 그렇지 못하다.

통신부문 공공조달시장에서도 상황은마찬가지다. EC는 현재 이 문제를
우루과이라운드(UR)에서 해결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밖의 한.EC간 통상문제는.

"한국은 계속적인 개방노력에도 불구,관료주의와 같은 보이지 않는 장벽이
아직 두텁다. 때문에 아시아에 관심이 많은 유럽투자가들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와 같은 한국의 경쟁국들로 발을 돌리고 있다.

또 지난해 한국산 차는 유럽시장에서 5만대나 팔렸는데 한국에서 유럽차는
고작 8백대도 판매되지 않았다.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작년 11월의 한.EC간 고위각료회의에서도 이문제가 논의됐으며 앞으로도
계속 개선되도록 한국측에 요구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한국기업에 할말이 있다면.

"먼저 EC는 세계에서 가장 클뿐아니라 가장 부유하고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두번째는 "유럽요새"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EC의 실체를 자세히 연구해 보라는 것이다. EC단일시장에서 떨어져
있거나 투자하지 않는다면 타야할 "배"를 놓치는 것이다. 이웃 일본은 이
EC배를 놓치지 않고 타는데 성공,승승장구하고 있다. 세번째는 제품의
품질은 물론 A애프터서비스등을 개선하고 기술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명예에 근거한 책임과 진실성 일관성 경쟁력을 키우지 않고 근시안적인
덤핑등에 한눈을 판다면 종국에는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결과를 얻을 것이다"

[저 자] 이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