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경기 회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정부에 전격 제안하면서 내년 초부터 추경 예산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가용 재원을 총동원한 내년도 상반기 신속 집행 계획을 곧 발표하겠다”며 “취약계층을 위한 추가 지원 방안도 과감하게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의 추경 편성 제안과 관련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경제 문제는 여야 정치권과 긴밀하게 협력할 예정”이라며 추경 편성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정부 안팎에선 탄핵 정국을 맞아 추경 편성은 시기 문제일 뿐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난 11일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이 정부 원안보다 4조1000억원 감액된 채로 통과됐기 때문이다. 검찰·경찰·감사원 특수활동비 및 동해 심해 가스전(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은 물론이고 ‘정부의 비상금’이라고 할 수 있는 예비비도 2조4000억원 깎였다. 민주당이 예비비 중에서도 기후재해·재난 등에 투입되는 목적예비비 1조6000억원을 고교 무상교육과 5세 무상교육에 우선 지원하도록 명시화해 정부가 재해·재난 대응에 긴급 투입할 수 있는 여력은 3800억원에 불과하다. 기재부는 예산안 국회 통과 직전 지역화폐 예산 4000억원을 포함해 고교 무상교육 국고 지원 예산 3000억원, 민주당 정책 요구안 9000억원 등을 반영한 2조1000억원 증액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이 지역화폐 1조원 증액을 고수해 막판 협상은 결렬됐다.추경을 편성하려면 정부가 추경 예산안을 먼저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4일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를 시작했다. 한 권한대행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의결서가 대통령실에 전달된 직후 임시국무회의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했다. 아울러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정에 한 치의 공백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며 “정부가 먼저 자세를 낮추고 국회와 긴밀히 소통하고 협조를 얻겠다”고 밝혔다.15일에는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에게 대통령실의 권한대행 보좌 방안 등을 보고받았다. 한 권한대행은 “이제부터 모든 정부 조직은 권한대행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변해 대통령비서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보고했다”고 말했다.한 권한대행은 외교, 안보, 국방, 치안을 비롯해 국정 전반에 대해 대통령실의 업무 보고를 받고 관련 지시를 내릴 수 있다. 대통령실과 국무조정실의 역할이 일부 겹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분담할지도 이날 면담에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서는 전례를 봤을 때 대통령비서실의 기능, 특히 정무 분야 기능은 사실상 마비 상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는 헌법과 법률에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원론적으로는 대통령의 권한을 모두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를 ‘현상 유지’ 수준으로 보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대통령 고유권한인 법률안 거부권이나 고위 공직자 임면권 등을 행사할 경우 야당이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정책과 관련해서도 권한대행 체제에서 정부가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거나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한 권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여야 정치인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심판을 인용하면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대선이 빨리 치러질수록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재명 대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 4월 총선에서 당선된 민주당 의원 대다수가 친명(친이재명)계인 만큼 당내 세력도 견고하다. 다만 변수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다. 이 대표는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에선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피선거권 박탈형을 선고받았다.우원식 국회의장은 탄핵소추 과정에서 신뢰도가 급상승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2명에게 최근 정계 요직 인물에 대한 개별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 의장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56%로 1위였다. 조사 대상 정치인 중 신뢰가 불신보다 높은 유일한 정치인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신뢰한다는 의견이 41%(불신 51%)였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신뢰도가 15%(불신 77%)에 그쳤다.야권 외곽 지대 잠룡들도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14일 프랑스 르몽드지와 긴급 인터뷰를 하고 “행정안전부가 도청을 봉쇄하라고 전화로 요청해왔다”며 “보고받고 즉시 거부하라고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독일에서 유학 중이었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비상계엄 이후 5일 조기 귀국했다.여당의 셈법은 조금 더 복잡한 모습이다. 당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을 중심으로 그간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돼 온 한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어서다. 친윤계 일각에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