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유상증자를 통한 상장기업의 자금조달규모가
갈수록 줄어들고있다.

15일 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금년 1년동안 상장기업의 유상증자규모는
납입예정분을 포함,모두 1조8천9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1%(1천5백90억원)가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유상증자를 통한
상장기업의 자금조달규모가 지난해에 이어 2년연속 2조원을 밑돌게됐다.

절대규모의 감소속에서도 기업들의 유상증자신청분에 대한 실제허용분의
비율인 유상증자허용률은 92.8%(금액기준)로 지난해보다 0.4%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일단 수치상으로는 기업의 자금조달계획 차질이 전년보다
덜해졌음을 뜻한다.

그러나 유상증자허용률의 소폭상승은 기업의 유상증자신청분자체가
전년보다 8.6%(1천8백23억원)줄어든데 따른 반사적인 효과로 풀이되고
있다.

경기부진을 의식해 기업들이 설비투자등의 신규투자의욕을 잃고있음을
읽게해주는 대목이다.

업종별로 보면 유상증자 우선원칙에 힘입어 제조업의 유상증자규모가
전년보다 오히려 증가한것이 큰특징이다.

제조업의 유상증자규모는 올해 1조3천1백8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백90억원(3.9%)늘어났으며 금년 전체유상증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2.8%에 달해 전년보다 8.3%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지난해 2천4백17억원의 유상증자를 했던 금융업의 경우는 당국의
유상증자억제방침에 밀려 올해들어서는 91년12월 납입분으로 소급적용됐던
광주은행이후 유상증자가 전면 동결돼 대조를 보이고있다.

증자규모별로는 3백억원이하의 유상증자 비중이 지난해보다 다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백억원이하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상장기업수는 전체의 90.3%인
1백21개사로 전년보다 3개사 늘어난반면 증자규모가 3백억원이상인
상장기업수는 13개사로 전년보다 6개사가 감소했다.

유상신주의 시가할인율별 분포에서는 당국의 싯가할인율 전면자율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비해 큰 변화가 없다.

올해 30%이상의 할인율을 채택한 기업은 1개사도 없었으며 30%의
할인율적용이 전체의 71.6%(기업수기준)를 차지한가운데 오히려 할인율을
25%로 낮춘 기업이 전년보다 14개사(10.7%포인트)나 늘어났다.

싯가할인율 자율화조치가 사실상 할인율을 높임으로써 실권을 줄여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이 순조롭게 이뤄질수있도록 마련됐던 점을
감안하면 당초 의도가 크게 빗나갔던 셈이다.

유상신주발행가별 분포를보면 이른바 "종목별 주가차별화"의 영향으로
고가주와 저가주가 늘어난반면 1만 1만5천원선의 중위권주식은 크게
줄어들었다.

유상신주의 가격이 1만 1만5천원대였던 기업수는 지난해 51개사에서
올해에는 36개사로 크게 줄어든반면 2만원이상인 상장기업은 지난해
4개사에서 7개사로,액면가인 5천원으로 유상신주를 발행했던 기업수도
지난해 1개사에서 7개사로 각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주배정방식에서는 주주우선공모제를 채택한 기업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유상증자때 발생한 실권주를 구주주에 배정하는 구주주배정방식은 지난해
1백개사에서 올해에는 84개사로 줄어든반면 실권주를 일반청약자에게
배정하는 주주우선공모제를 채택한 기업수는 50개사로 지난해보다 14개사가
늘어났다.

올해 유상증자조정에서 나타난 큰변화중의 하나는 현대그룹계열사에도
유상증자가 허용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이후 증자가 불허돼왔던 현대그룹계열사들은 대한알루미늄의
금년 12월납입 유상증자계획이 허용됨으로써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의
길이 다시 열리게됐다.

이밖에 기업의 유상증자신청분이 삭감조정돼 허용되는 사례가 늘어난점도
올해의 특징중 하나이다.

<문희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