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은 10일 오전 포항 본사 국제회의장에서 포철임직원 자회사사장
제철학원임원등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임 황경노회장및 정명식부회장
박득표사장 취임식을 가졌다.
-황경노회장 취임식직후 포항본사의 영상회의실과 서울사무소의
영상회의실을 잇는 영상기자회견을 통해 만나보았다. 신임회장으로
취임하신것을 축하드립니다.
황경노 신임 포항제철회장=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철강경영인이라는 평을
듣는 전임회장님의 갑작스러운 사임은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러나
국가기간산업이고 국내최대의 제조업체에서 경영상 공백은 있어서
안되기때문에 막중한 책임을 맡게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커다란 영예인것도
사실입니다만 후임자로서의 책임이 무겁게 느껴집니다.
-대표권없는 명예회장직이긴 합니다만 박회장께서 섭정하는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있는데요.
황회장=대표권없는 명예회장이란 것이 보기에 따라서는 직책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습니다. 명예회장으로서 박회장이 할수있는 일의 폭은 넓다고
볼수있습니다. 포철의 신임경영진은 전임회장의 지혜와 경험에서 배울것은
살려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기술전략과 해외시장관리라는 두가지
분야에서는 전임회장이 원하든 원하지않든 도움을 받아야만 합니다.
그리고 장기경영정책에 대한것은 도와주리라고 봅니다.
섭정가능성을 지적하는 의견도 많이 듣습니다만 박회장의 기업관이나
철학으로봐서 섭정이라는 형태로 회사경영에 관여할 것으로는
보지않습니다.
-강력한 지도력을 갖고있었던 박회장이 사임했기때문에 포철이 아무래도
흔들릴 것이라는 관측이 있습니다.
황회장=그같은 우려가 없지는 않습니다. 포항제철은 하루 매출액만
2백억원에 달합니다. 요즘같은 불황기에 조속히 안정을 이루지못하면
매출액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새 경영진은 새로운
일보다는 불안요소를 극복하는데 모든 힘을 다할것입니다.
-박태준회장시대의 경영방식은 그대로 유지할 생각입니까.
황회장=전임회장의 경영에 의해 이룩된 24년간의 전통과 체제를 급격히
바꿀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새경영진은 현재까지 이룩된 전통과 체제를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려합니다.
-전임 박회장은 카리스마적인 경영을 해오셨는데 본인은 어떤 스타일로
경영하실 계획입니까.
황회장=최고경영자의 통솔방법에는 여러가지 스타일이 있습니다. 포철의
창업체제에서는 카리스마적인 경영이 필요했습니다. 제철회사의 경우
초기경영에서는 제철설비를 잘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제
광양4기완공으로 설비확장이 모두 끝나 앞으로는 설비관리가 더 중요한
시기로 접어들었습니다. 또 종업원의 의식도 바뀌고 국내외의
철강업경쟁방식도 변해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카리스마적이다
민주적이다라는 구분에 앞서 저는 생산경영중심으로 통솔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종전까지는 포철의 설비확장과 국내외시장환경이 운좋게
들어맞아왔습니다. 그러나 광양4기가 완공된 이 시점에서 보면 공급능력은
늘었는데 내수불황과 세계철강공급과잉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또 수요업체들의 포철에 대한 불만도 결코 적지않은것 같습니다.
황회장=불황을 이기는 방법은 경쟁력에 있습니다. 지난해 20%정도였던
수출비중이 올들어 31%까지 올라갔습니다. 국제적인 철강재가격하락속에서
이처럼 수출이 늘었는데도 전혀 적자를 안본다는 것은 국제경쟁력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국내시장의 경우 최근 철강재수요 사이클이 짧아져 수요업체의 요구가
수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물론 불만도 나옵니다. 그러나 종전에 비해
더욱 수요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밀접한 관계를 갖기위해 노력하고있습니다.
현재의 불황을 몇달만 잘 극복해나가면 96년까지는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업체로 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중투자및 대일수출문제등 해외사업관계는 어떻게 운영해가실
생각이신지.
황회장=일본업체가 상대적으로 덜 진출한 베트남 미얀마 서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진출전략을 펴나갈 생각입니다.
중국의 경우 앞으로 10년이후에는 우리의 최대경쟁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지만 그전까지는 주요시장으로서 관리해야 합니다. 지난 9월초
전임회장이 철강사절단을 이끌고 방중,정지작업을 마쳤기때문에
대중관계는 기대한대로 발전해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수출등 대일관계는
아무래도 차질이 예상됩니다. 국제관계가 실무자사이의 관계보다는
지도급인사사이의 인간관계에 의해 좌우되는것이 많아 이부분에서는 당분간
명예회장의 힘을 빌리려고합니다.
-정부재출자기업으로서 외풍인사등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십니까.
황회장=포철은 동양식 인본주의와 서양식 합리주의가 복합된 철저한
내부승진전통이라는 기업문화를 갖고있습니다. 이것이 깨지면 치명적인
영향력을 받을수 밖에 없는 조직입니다. 대내외적으로 인정할수 있는
공정인사원칙은 계속 지켜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