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정부가 추진해왔던 현안 정책과제들이 대거 새정부로 넘어간다.

연말 대선과 정권교체기를 앞둔 정치사회적인 분위기속에서 특혜시비 또는
찬반논란을 일으킬수 있는 정책은 결정자체가 힘든데다 중립내각구성으로
3당합의가 없는한 정책결정사항을 시행하기도 사실상 불가능하게 돼있기
때문이다.

27일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해집단의 첨예한 대립이나 선심성 시비를
불러일으킬만한 법률안및 각종 시책은 될수있는한 차기정부로 미룰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관계자는 "지방중소기업육성법의 제정을 포기한 것이나
선물거래법안제출을 내년으로 미룬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파악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중소기업육성법안은 당초 민자당이 의원입법키로했으나 현재
수도권지역출신의원들의 반발로 벽에 부딪쳐있다. 선물거래법도 재무부와
조달청이 각각 별도의 법안을 추진해오다 내년으로 미뤄놓은 상태다.

일반의료수가 일원화등 의료제도개선을 위해 올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었던 의료법개정안 역시 관련 의료단체들의 반발에 밀려 무산될
처지에 놓여있다.

입법사항 뿐만아니라 정부가 시급히 추진키로 했던 각종제도개선과
정책수립도 흔들리고 있다.

예컨대?설비투자촉진대책?종합토지세 과표현실화?종금사신설방안
?여신관리제도 개편 ?금융규제완화방안등은 사안의 검토자체가 중단돼
있거나 검토가 끝나 연내에 시행되더라도 핵심문제를 피한채 모양새만 갖출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촉진대책의 경우 국산기계에 대해 외화대출을 지원하고
수요자금융조건을 완화할 방침이었으나 상공부조차 이를 거론하지
않고있다.

매년 25%선에서 단계적 상향조정키로 했던 종합토지세과표현실화방안도
납세자들의 반대로 정부가 연내에 강행할지는 극히 불투명하다.

종금사신설및 여신관리제도 개편문제에 대해 재무부 관계자는 "현재의
여건상 공연히 시비를 불러일으킬 필요가 없다"고 밝힘으로써 이들 방안도
차기정부로 미루어질게 확실하다. 특히 여신관리제도개편문제는
일본종합상사들의 진출에따른 국내종합상사의 기능제고방안과도 연계돼있는
시급한 과제임에도 불구,중립내각에서 이를 손대기가 어려울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이같은 정부당국의 태도는 그동안 추진해온 각종규제완화시책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재무부 실무자들이 마련해놓은 은행의 임원선임제도개선
수수료현실화등 금융규제완화방안도 중립내각구성 발표이후 재검토지시가
떨어져 얼마나 알맹이있는 내용이 나올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경제기획원의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사태이후 일부 공직자들이 무력감에
빠져있는데다 대통령의 탈당과 중립내각선언까지 겹쳐 새정부가
들어서기전에 주요정책을 결정하기란 매우 힘들게돼 있다"고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