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4 증시안정대책의 하나인 자사주펀드의 허용계획이 발표된지 1개월만에
발매가 시작돼 상장기업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8개투신사 가운데 한국 대한 국민등 3대 투신사만이 24일부터 발매에 나선
자사주 펀드는 자기주식 매입을 희망하는 상장기업이 투신사에 자금을
맡기면 투신사는 이 자금으로 매입한 해당기업의 주식을 운용대상으로 하는
투자신탁이다.

상장기업이 이 펀드에 가입하면 해당기업 주식 유통물량은 투자자금에
비례,감소될수 있다.

이에따라 투자자들은 어느 기업이 얼마만큼의 자금을 이 펀드에
투자할지에 초점을 모으고 있다.

정부가 지난 23일 승인한 자사주펀드의 약관을 우선 살펴보면 신탁기간이
5년으로 제1차 설정한도는 5천5백억원이다.

가입자격은 상장법인 대주주 개인등 제한을 두고 있지 않으나
최저투자금이 2억원으로 소액투자자들의 참여를 원천적으로 봉쇄시켰다.

따라서 상장기업과 대주주들이 주로 이 펀드의 고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 편입비율은 90%로 기업이 낸 자금의 90%만이 주식매입에 이용된다.

동일종목 투자한도는 펀드규모의 20%까지이다.

이는 종래 주식형펀드하나가 동일 종목을 10%까지 매입할수 있었던데
비하면 파격적이라고 볼수 있다.

동일종목 투자한도를 배이상 늘린 것은 가입자수를 가급적 축소시켜
펀드설립을 쉽게 하기위한 배려에서 비롯됐다.

자사주 펀드에 투자한 자금은 1년동안 찾아갈수 없으며 1년이 지나면 월
1회 투자금의 10분의1이내에서 수수료를 지불하고 회수할수 있다.

펀드에 편입되는 주식은 6일이상에 걸쳐 분산매입하며 주가가 급등하면
투신사 판단아래 매수를 중지한다.

주식매입은 반드시 거래소를 통하도록돼있어 대주주등과의 장외거래는
허용되지않는다.

자사주 펀드에 대한 최고투자한도는 정해져있지 않다.

그러나 증권투자신탁업법은 동일회사가 발행한 주식총수의 1백분의20을
초과하여 당해 회사 주식에 투자하는 행위는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상장기업은 총 발행주식의 20%까지 자사주펀드를 이용,자기주식을
시장에서 거둬들일수 있다.

단 이미 발매중인 주식형 펀드에 자사주펀드에 가입하려는 기업주식이
편입돼있으면 반드시 이를 감안해야한다.

예를들어 A투자신탁회사가 주식형펀드에 B기업주식을 발행총주식의 15%를
운용하고 있다면 B기업은 총발행주식수의 5%만을 자사주 펀드에 편입시킬수
있다.

투신사들은 자사주펀드의 가입대상을 우량상장법인으로 한정하려하고
있다.

이들이 자사주펀드 발매와 더불어 접촉하고있는 기업은 성장성 안정성
수익성등 재무상태가 양호한 기업을 우선적으로 꼽고있으며 자산및
수익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도 판촉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국민주인 한국전력과 포항제철은 우선적 섭외대상기업이다.

투신사들이 자사주펀드에 편입시키길 꺼려하는 기업은 최근 사업연도에
배당을 하지못한 기업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들이다.

실질적인 측면에서 자기주식 취득과 같아 상법의 자기주식취득금지에
정면으로 상충되는 한편 시세조종 내부자거래등 불공정거래소지가 다분한
자사주펀드가 증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근본적으로 얼마나 많은
상장기업이 자사주펀드를 매입하느냐에 달려있다.

자사주펀드에 참여하는 기업이 많으면 많을수록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자금사정이 다소 나아지고 있으나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여전히 여의치
못한 점을 고려하면 증시안정책으로는 큰 위력이 없어보인다.

이와 아울러 상장기업이나 투자자들은 4.4분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단위형펀드가 2천7백51억원에 이르고 있으며 현재 투신사 주식형펀드의
주식편입비율이 약관 평균치보다 2%포인트정도(금액으로는 1천2백억원가량)
높다는 사실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투신사가 자사주펀드를 운용하면서 시장에서 주식을 매입,매물을
흡수하기보다는 기존펀드의 주식 초과분이나 만기분해지에 따른
주식소화수단으로 활용할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자사주펀드는 새로운 수요기반을 확충한다기 보다는
투자신탁에의한 매물을 흡수하는데 기여할 뿐이라고 볼수 있다.

한편 24일 증시에서는 대림산업 삼보컴퓨터 삼성전자 내외반도체 아남산업
고니정밀 진웅 대한항공 삼양식품 삼성물산 럭키금성상사 진도 코오롱
요업개발 제일제당 럭키 고려포리머 동신제약 한올제약등이 자사주펀드에
가입한다는 루머가 나돌아 관심을 끌기도 했다.

<김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