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세의 장수를 누린 일본의 작가 모즈메(물집고량.1879 1985)는 100세를
넘기면서까지도 왕성한 문필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유명하다. "100세야말로
인생의 반환점"이란 책을 저술하기도 했다. 모즈메옹은 105세되던 해에
어떤 인터뷰를 통해 "오직 정직하게만 살려는 고집을 버려야 한다. 다시
말해서 정직과 거짓의 중간 사잇길을 걸어가는것이 곧 장수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융통성이 전혀 없는 꼬장꼬장한 삶이야말로 오히려 수명을
단축한다는게 한세기를 넘긴 체험을 통한 결산인 모양이다.

너무나 정직하다보면(거짓부분 허용량=0) 주책없는 사람으로 치부될수도
있다. 예를 들면 이웃의 귀한 애가 잘 못생겼다해서 "이애는 왜 이렇게
못생겼느냐"고 그의 부모를 실망케하는것 보다 "그녀석 사내답게."하는게
한층더 여유있는 삶일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거짓투성이의 인생을 살라는 것은 물론
아니다. 진실과 거짓의 사잇길을 걷되 가능한한 거짓쪽으로부터는 더
멀리,그리고 진실의 담벽에는 더 바짝 붙는 사잇길을 그는 권장하고 있다.
개인은 물론 우리사회전반에 걸쳐 알게 모르게 모즈메노인의 장수법칙이
적중되는것 같아 흥미롭다.

충남 연기군의 관권선거문제가 세상을 시끄럽게 하자 여당총재는
"수사에는 성역이 없다"고 다짐했으나 그 수사는 서둘러 종결되었다.
"년내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보장되지 않으면 소속의원 전원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며 야당이 으름장을 놓고있지만 많은 국민들은 이의 현실화를
믿으려 하지 않고있다.

거짓 부분허용량 제로를 주장한 "청정 정치인"들이 종종 너무 높은
거짓허용으로 돌변하는 경우도 있었다. 명분싸움을 한없이 벌이다
후퇴하는 것이다. 애초부터 몇%쯤의 유머같은 거짓으로 장식된 진실로
대했다면 정치도 한결 부드럽고 정객도 장수했을지 모른다.

남대문시장에는 벌써 몇년전부터 "팔면 팔수록 밑진다"는 푯말을 걸어놓고
성업을 구가(?)하는 가판장사도 있다. 며칠전 우연히 그의 가판대를
지나치면서 "손해보는 장사"가 그사이에 더욱 알차있는 모습을 볼수있었다.
사잇길의 공식이 적중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오늘부터는 거짓허용량
3%쯤의 삶을 목표로 삼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