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국민당대표가 9박10일간의 멕시코 미국방문일정을 마치고 2일 오후
귀국한다.

정대표는 LA에 들러 흑인폭동사태의 피해 교민들을 격려한데 이어
멕시코를 방문,살리나스대통령과 한.멕시코간 경제협력문제를 중점
논의했다.

정대표의 멕시코방문은 특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발효로 경제계를
비롯 국민적관심이 현지에 쏠려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때 시기적으로 잘맞아
떨어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정대표의 이번 멕시코방문목적은
크게 두가지로 집약될수 있다. 하나는 정치적인 의미요,또다른 하나는
경제적인 것이라 하겠다.

정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6공의 경제실정을 공격하는 한편 자신이 집권할
경우 다른 것은 몰라도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이 가능할 것임을 계속
주창해왔다.

따라서 집권2년이 안돼 살인적 인플레를 진정시켰고 멕시코의 경제부흥을
견인하고 있는 살리나스대통령을 만나 자신의 경제대통령이미지를 대내외에
과시하겠다는 정치적포석이 작용한 것은 틀림없다. 어차피 양김과의
"정치전"에서 세불리를 느끼는 정대표와 국민당의 입장에서는 대안을 찾기
힘든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하겠다.

정대표는 대선전이슈로 경제문제를 부각시킴으로써 양김 특히 YS에 대한
정치적압박에 박차를 가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점은 정대표의
주변사람들도 인정하고 있다.

정대표는 멕시코를 방문,살리나스대통령과 경제각료들에 대해 현대그룹이
현지에 수리조선소를 세울 의사가 있음을 전달했고 멕시코정부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다짐했다. 정대표는 또한 현대건설이
파나마운하에 이어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멕시코운하건설계획검토보고서를 멕시코정부에 전달,이 또한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기도 했다.

이 부분이 국내외적으로 기업인 정주영의 정치인에로의 변신에 상당한
의문점으로 제기됐다.

그러나 정대표는 기자들과 수차례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은 주장을 격렬히
통박했다.

"내가 대통령이 되고 안되고를 떠나 NAFTA의 여파로 북미시장에 대한 우리
진출이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되는 시점에서 국익을 우선한 이같은 계획에
왈가왈부하는것은 근시안적인 생각"이라고 정대표는 강조하면서 특히 부시
미국대통령의 통상외교를 떠올리는듯한 여운을 남겼다.

현지인들이 정대표일행을 맞는 분위기는 한국의 정당지도자 정주영이 아닌
세계적기업인 정주영으로 일관된것도 사실이다. 이설이 분분할수 있겠지만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는것은 무리라는 것이 타당한 지적인듯 싶다.

정대표는 미국에서 자신이 더이상 기업인이 아닌 정치인이라는점을
부각시키는데 대부분의 일정을 할애했다. 이같은 노력은 현지에서 비교적
후한 점수를 받은것으로 평가됐다.

정대표는 이번 순방을 계기로 남은 대선기간동안 더욱더 경제를
주요이슈로 삼을 것임을 누차에 걸쳐 시사했다. 4개월 가까이 남아있는
대선기간동안 새로운 정치적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물리적으로 어려운데다
정대표 스스로가 우리경제가 이대로는 안된다는 인식을 더욱 공고히 한
때문인듯 하다.

따라서 정대표가 귀국후 어떤 모습으로 자신의 뜻을 유권자들에게
전달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