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농산물이 우리시장에 범람하고있다. 정부는 물론 소비자의
무관심속에 참깨를 비롯 팥 녹두 땅콩등과 고사리 취나물 더덕등
나물류까지 각종 중국산 농산물이 전국의 시장을 뒤덮고 있다.
농산물뿐만이 아니다. 조기 명태 참치등 수산물의 수입도 늘어나고 있다.
이제 우리의 식탁은 중국산 농수산물로 가득찬 느낌이다.

이러한 현상은 한중수교로 더욱 가속화될것이 거의 확실하다. 이런
상황에 당도해서야 정부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11월까지 그 방안을
강구할것이라고 한다. 너무나 무사안일한 정부의 대응에 대해 우리는
실망을 금할수 없다. 정부가 취한 최근의 조치는 지난4월부터 중국산
농산물을 포함,총85개 품목에 대한 원산지표시제를 실시한것과 5월부터
14개품목에 최저51%에서 최고100%의 조정관세를 부과토록 한것이었다.
이는 외국산 농산물에 대한 위장유통을 막고 관세율을 통해 수입억제효과를
얻으려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러한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자세를 보면서 우리민족의 전통산업인
농.축.수산업분야가 앞으로 어떻게 되어갈것인지 암담한 생각을 갖게 된다.
중국농산물이 우리시장을 석권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농산물이
중국산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 농산물이
경쟁력을 상실한 원인을 농민들의 탓으로만 돌릴수는 없다. 중국은 물론
외국에 비해 우리 농가의 경영규모가 절대적으로 작을 뿐만아니라 급격한
공업화정책의 여파로 땅값과 인건비의 상승현상이 농산물가격을 끌어올리게
만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때늦은 감이 있으나 좀더 거시적 안목에서 농어민과
소비자를 동시에 보호하고 농.공업이 균형적 발전을 꾀해갈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있어야 할것으로 믿어진다. 당장 긴급한 과제로
제기되는 중국농산물수입과 관련하여 단기대책으로 우리가 생각할수
있는것은 이들품목이 전부 일용식품류라는 사실이다. 국민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식용 동식물의 수입에 있어서는 외국의 경우 생산지현장의
재배사육상황을 사전검사하고 그 결과가 합당치 않을 경우 이를 규제할수
있도록 철저한 수입검사제를 실시하고 있다. 원산지표시제의 실시만을
갖고 중국농산물 수입을 줄여보겠다는 발상은 소비자의 선택에 의존해
보려는 단견에 불과하다. 수입상을 비롯 유통과정에서 정부의 합리적
행정지도와 감독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