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올림픽의 제창자인 P 쿠베르탱은 스포츠를 통하여 세계 청소년들이
손을 맞잡는 일이야말로 "세계평화에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올림픽에서 중요한 것은 이기는 것이 아니고 참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그러나 그의 이상은 어느 사이엔가 퇴색하고 메달의 각축장으로
변해버린지 이미 오래다.

오늘날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가세한 것이 돈벌이 경쟁이다. 황금의
각축장이 되어 버렸다는 얘기다. 현대가 아무리 경제전쟁의 시대라고들
말하지만 올림픽을 오염시킨 주범이라는 비판을 면할수 없게 되었다.

그러한 부정적인 시각에도 아랑곳 없이 나라들 사이에 메달경쟁에
이권다툼이 치열화되어 가는 것을 외면해 버릴수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임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게 되었다. 국가간의 모든 관계가 경제적
이익과 불가분의 관계를 떨쳐 버릴수 없듯이 말이다.

바르셀로나 올림픽 역시 그러했다. 각종 경기가 TV로 전세계에 중계되는
가운데 경제전쟁의 편린들을 이곳 저곳에서 발견할수 있었잖은가.

TV자막에는 미국의 IBM,일본의 세이코,독일의 아디다스등
올림픽후원기업들의 이미지를 직.간접으로 전달하는 광고들이 우리의
시각을 유독히 끌어 잡아당겼다.

그보다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었던 것은 경기장 곳곳에서 눈에 잡히는
일본상표의 운동기구들이었다. 양궁장의 선수들이 지니고 있는 활들의
상표가 일본의 야마하였는가하면 역도경기장에 놓인 력기들 또한 일본의
유레카도쿄 상표가 붙어 있었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우리 기업의 이미지광고나 상표들은 눈을 씻고 보아도
어느 구석에서도 전혀 찾아 볼수 없었다.

더구나 이번 올림픽에서 전무한 쾌거를 이룩한 황영조선수가 신고 뛰었던
마라톤화마저도 일본제품이었다는데는 입이 벌어질수밖에 없다.

그렇게 보면 일본은 스포츠의 메달경쟁에선 17위에 그쳤으나 경제경쟁에선
단연 입상권에 들어간 것이라고 할수 있겠다.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와
일본의 실리적 입장을 따져 볼때 "곰과 되놈의 관계"로 비유될수도 있을 것
같다.

온통 메달경쟁에만 매달리는 우리의 대올림픽자세를 재점검해 보아야
할때가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