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올림픽열기와는 정반대로 한국경제는 활력을 잃고
있다. 경제는 어려운 국면에 빠져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위기상황이라고 진단,경제활성화대책의 필요성을 주장하는가 하면 또 다른
일각에서는 거품이 가라앉으면서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이므로
안정화시책을 계속 고수해야 한다고 한다.

경제현상을 보는 시각은 다를수 있다. 그러나 활성화대책이 필요하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따져보아야 한다. 안정화시책을 고수해야
한다면 현재의 상황은 바람직하게 진전되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과연 그런가.

우리경제,이대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기존의
정책방향을 재검토해서 새로운 대책을 마련해야 할것인가,어떤 정책이
바람직한가,통화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런 문제에 대하여
각계에서는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가를 파악해보는 것은 한국경제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모색하는데 중요하다.

본사와 럭금경제연구소가 공동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다양한 의견이
나타나 있다. 학계 연구기관 금융기관대기업 중소기업 언론 일반국민등
7개부문 전문가 2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68. 3%가
우리경제가 심각한 국면에 있기 때문에 활성화대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조사대상별로 보면 대기업 중소기업 일반국민 금융기관 연구기관등은
경제활성화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언론및 학계는 활성화대책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아 시각차가 크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차는
문제될게 없다. 경제문제를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또 어떤 상황을
바람직하다고 보느냐에 따라 의견은 달라질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몸이
아프다고 해서 곧바로 투약하는 것보다 참고 견디는 것이 결과적으로 몸에
이로울수 있는 경우는 많다. 이와 동시에 곧바로 약을 쓰지 않을 경우에
생명을 잃을수도 있다.

우리는 설문조사의 결과를 잣대로 해서 정책을 평가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정책당국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 많다는걸 강조해두지 않을수 없다.

경제난의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43.
3%가 자금난과 고금리로 인한 경쟁력 약화,29.9%가 여론에 주도된 정부의
일관성없는 경제정책과 과도한 시장개입을 지적했다. 자금난과 고금리,
일관성없는정부정책이 경제난의 원인이라고 지적한점은 정부당국이 무엇을
해야 하고 하지 않아야 하는가를 말해주고 있다.

정책은 어차피 선택이다. 모든걸 다 풀려고 서두르면 아무것도 풀지
못한다. 경제난의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없이 올바른 대책이 나올수
없는 것이다.

자금난으로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채 통화증가율
목표를 지키는 것을 잘하는 경제정책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통화를
많이 풀거나 적게 푸는것이 정책과제일수 없다. 중요한 일은 돈이
생산적인 부문으로 흐르도록 하는 것이다. 이점을 정책당국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금리를 낮추어 기업의 자금부담을 덜어주는 일처럼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결정적인 방법은 따로 없다. 제조업의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금융비용의 비율은 일본 대만등 경쟁국보다 3배나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 비율이 90년에 5.1%이던것이 91년에는 5.7%로 증가했다.
91년 제조업의 차입금평균이자율이 13%에 이르고 있는데 무슨 수로
경쟁력을 높일수 있는가. 우리나라 기업은 어렵게 장사해서 이자물기에
허덕이고 있는 셈이다.

금리인하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경직된 생각도 버려야 한다. 6일
은행감독원이 밝힌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은행들의 평균대출금리는 11.43%
평균 예금금리는 6.77%로 예대금리차는 4.66%(일반은행), 4.38%(지방은행)
로 미국의 3.87%,일본의 2.31%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은행이 많은 경비지출과 부실채권의 부담을 금리부분에서 보충하고
있다는걸 말해준다. 은행이 경영의 합리화를 과감하게 추진하는 경우
그것만으로도 대출금리를 인하할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경쟁국보다
월등히 높은 금리부담과 자금난을 겪으면서 기업에 국제경쟁력을 높이라는
주문은 무리다.

그런 악조건에서도 힘을 내고 있는 기업과 기업인이 많은건 사실이나
기업이 성장하고 이를 통해 국민경제가 발전하려면 기업인에게 기업할
의욕을 불어넣어야 한다.

우리 기업인들이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있다는 징조가 곳곳에
나타나고 있고,정부와 기업간에 상호불신도 싹트고 있는게 현실이다. 우선
한국경제에 빠져있는 기를 불어넣자. 이를 위해 경제난의 원인부터
치유하는 접근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