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없는 무역"(paperless trade)의 실현을 목표로 무역자동화사업이
추진되고있다. 정부가 무역국제화시대부응과 업계의 부대비용절감을 통한
국제경쟁력향상등을 겨냥,야심차게 추진해온 이 프로젝트는 최근
무역협회의 주관아래 전담회사인 (주)한국무역통신이 출범하면서 본격
궤도에 올라섰다.

이 회사는 경제기획원 재무부 상공부 교통부등 정부유관부처의 지원을
받아 오는 96년까지 상역 외환 통관 운송 보험 항만 물류등 무역관련
절차를 표준화된 컴퓨터로 처리,완전 자동화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있다.

-무역자동화사업추진의 태동배경을 말씀해 주시지요.

?김은상한국무역통신사장=우선 국제적 추세에 부응하는 일이
시급해졌습니다. 세계적으로 국가간 교역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아직
대부분의 화물이동이 서류에 의존하고있어 시간낭비가 크고 비용도 많이
들고있습니다. 국제연합(UN)은 국가간 화물이동이 신속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종이(서류)를 없애고 무역부대절차에 전자자료교환방식(EDI)을
접목시켜야 한다고 주장,각국의 호응을 받고있습니다. 이에따라 지난85년
유엔주도로 ED 표준화위원회가 결성됐고 이미 미국 일본 싱가포르 호주등
11개국이 EDI방식에 의한 무역자동화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EC(유럽공동체)도 93년 통합과 더불어 표준화된 무역자동화를 실시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국내적 요인도 있을텐데요.

?김사장=무엇보다도 우리나라의 주요교역상대국들이 모두 EDI방식을
채택하고있어 우리의 수출이 순조롭게 이뤄지려면 무역자동화를 하지않을수
없게됐지요. 여기에 94년 국내부가가치통신망(VAN)시장의 개방이 예고돼
있는데 외국업체들이 EDI사업에 눈독을 들일게 뻔합니다. 국내의 누군가가
하지않으면 어차피 외국업체에 주도권을 내줄수 밖에 없게될 겁니다.

-무역자동화사업이 시장성도 갖고있다는 말씀이군요.

?김사장=사업초년기의 얼마간은 적자를 각오해야합니다. 시장성을
따지기에 앞서 해마다 무역규모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수작업에 의한
무역업무처리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현재 수출입 건당 약 2백종의
무역관련서류가 유통되고있고 업무처리시간도 평균 1주일,심하게는
한달까지 걸립니다. 이 작업을 전산처리하면 시간절약은 물론 금액으로도
연간 5천억원의 비용절감효과를 거둘수 있게 됩니다. 또 3천2백억원규모의
정보산업수요를 창출하는 효과도 기대되는데 이일을 외국에 내줄수는
없습니다.

-분야별 자동화계획은..

?김사장=소프트웨어개발이 EDI의 관건인데 현재 90%정도 완성됐습니다.
금융 보험 해운 관세사 상역등의 관련업무는 이미 자동화소프트웨어개발이
완료돼 있습니다. 아직 개발이 안된것은 통관업무인데 이 부분이야말로
무역자동화의 핵심분야입니다.

-정부부처간에 손발이 맞지않아서 통관 운송등 핵심부분의 자동화가
늦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김사장=제가 듣는 것과는 다른 얘기이군요. 관세청등 해당 정부기관과의
업무협조에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8일 공청회를
열었습니다만 관세청에서 통관자동화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예정대로 96년까지 자동화를 완료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말씀입니까.

?김사장=그렇게 보고있습니다. 사실 현행법만으로도 무역자동화를
실현하는데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물류부분이 명확히 법제화되어 있지
않은게 문제인데 해운항만청에서 법제화방안을 연구중인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EDI사업에 들어갈 재원마련은 어떻게..

?김사장=총 8백억원정도의 사업예산을 예상하고 있는데 전액
무역특계자금으로 충당할 생각입니다. 사실 무역자동화사업이야말로
특계자금의 얼굴아닙니까.

EDI사업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의 대부분은 기존의 것들로 사용가능해 이미
거의 개발돼있는 셈입니다. 따라서 그리 큰 예산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무역자동화의 기대효과는..

?김사장=계량화할 수 없는 여러가지 사회 경제적 기여도가 클 것입니다.
수출입부대비용과 시간의 절감은 말할 것도 없고 지방중소기업들이 서울을
들락날락하면서 무역절차에 시간과 정신을 빼앗길 필요가 없게된다는게 큰
기대효과중의 하나입니다.

-사업추진과정에서 느끼는 어려움이 있을텐데..

?김사장=무엇보다도 오랫동안 자리잡아온 우리나라의 무역절차관행을
단번에 변혁시키는데서 오는 부작용들이 우려됩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업무당사자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는 문화(face-to-face
culture)를 발전시켜왔는데 이것이 컴퓨터만을 대하는 문화로 바뀔때 쉽게
적응이 되겠느냐는 것이지요. 업계와 국민들의 컴퓨터마인드를 얼마나
빨리 끌어올리느냐가 가장 큰 과제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