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부동산이 팔리지 않아 각 은행들이 채권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8일 각급 법원및 은행들에 따르면 최근 중소기업들의 잇따른 도산으로 각
지방법원마다 이들이 담보로 제공했던 부동산이 연일 경매에 부쳐지고
있으나 응찰자가 없어 계속 유찰되면서 감정가의 절반이하로 값이
떨어지고있다.

이에따라 싯가의 60~70%선을 담보로 잡고 대출해준 금융기관들은 대출금을
회수할 길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서울민사지법 북부지원은 외환은행이 경매의뢰한 서울 도봉구창동553의10
2층 다세대주택이 3번 유찰되자 오는 15일 감정가격(5천5백만원)의 40.9%인
2천8백16만원에 4차 경매에 부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집이 4차경매에서 낙찰된다해도 주택임대차 보호법에 의해 우선
변제해줘야할 전세입주자 2가구에대한 전세금 1천4백만원을 제하면 은행이
찾아갈수 있는 돈은 채권액 3천만원의 절반도 안되는 1천4백만원에
불과하다.

조흥은행이 서울민사지법에 의뢰한 서울 관악구남현동 우성연립
가동102호의 경우 감정가격의 51.2%인 5천1백20만원에 3차 경매를
기다리고있다.

조흥은행이 이 주택을 담보로 대출해준 채권액총액은 7천만원에 달하고
있는데 이주택은 지난83년 조흥은행보다 앞서 주택은행이 1천2백만원에
근저당을 설정해 놓고있는 실정이다.

서울강남구대치동934의8 3층 연립주택도 오는 11일 2차 경매에 부쳐지게
되는데 채권은행인 제일은행은 법원에 3억5천만원을 청구해 놓고있어 2차
경매에서 낙찰된다해도 1천만원이상을 손해봐야할 입장이다.

경매부동산의 채권청구액 이하 유찰사례는 제2금융권에서 더욱 심하다.

제일상호신용금고가 서울민사지법 본원에 의뢰한 서울강남구삼성동145의12
주택은 지난5일 4차 경매에서도 유찰돼 감정가의 32.7%인
4억6천2백만7천2백원에 5차 경매를 기다리고 있다.

이는 제일상호신용금고의 채권청구액 10억원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또 서울성북구정릉동254의115 주택도 오는11일 감정가격의 40.9%인
5천7백29만2천2백88원에 4차 경매에 부쳐질 예정인데 경매를 의뢰한
한국보증보험이 받아야할 돈은 이보다 4천여만원이나 많은
9천9백99만원이나 된다.

이처럼 법원의 경매부동산이 채권액 이하금액으로도 무더기
유찰되고있는것은 80년대 후반의 부동산 열풍으로 금융기관들이 담보가치를
실제 이상으로 높게 잡아놓은데다 최근의 부동산경기 침체이후 더
떨어질것으로 기대,응찰자가 거의 없기때문이다.

더욱이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채무자들이 부동산가격 하락으로
제값을 못받게 되자 담보물건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경매물건이
최근 크게 늘고있다.

한편 오는11일 서울 민사지법에서 실시될 경매부동산은 1차 30건,2차
19건,3차 16건,4차 3건,5차 3건등 84건에 달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