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심해 가스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정부와 한국석유공사가 노르웨이 시추 업체와 시추선 사용 계약을 마치고 올해 말 작업에 돌입한다.4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지난달 초 세계적 해양 시추 업체인 노르웨이 '시드릴'과 시추선 사용 계약을 맺었다. 사용하는 선박의 명칭은 '웨스트 카펠라'다. 웨스트 카펠라는 삼성중공업이 2008년 건조한 선박으로, 약 40일간 한국에 머물며 계약을 이행할 예정이다. 계약 규모는 3200만달러(약 440억8000만원)로, 배를 하루 사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6억5000만원 수준이다.석유공사는 시추선 계약뿐만 아니라, 지원 헬기·선박, 잠수정, 시추 감독관 파견 등에 관한 용역도 발주해 계약을 일부 마쳤다. 연말 본격적으로 작업에 착수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또 정부와 석유공사는 가스전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은 7개 해역을 정했고, 보안을 위해 각 해역에 해양 생물의 이름을 붙였다. '대왕고래'는 이 중 가장 유망한 곳으로, 가장 먼저 개발을 진행한다. 다른 곳에는 '오징어', '명태', '홍게', '방어' 등의 이름이 붙었다.정부가 해외 전문기관을 통해 받은 이번 탐사 시추의 성공 가능성은 약 20%다. 산업부 고위관계자는 전날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개발 추진' 관련 백브리핑에서 "(시추 성공률 약 20%는) 굉장히 높은 수치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아직은 몇번까지 뚫을지 확정되지 않았고 구체적인 숫자는 어렵지만 2026년까지 공을 시추할 계획이 있어 최소 5번 이상은 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1공 시추에 드는 비용은 1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윤석열 대통
더불어민주당이 중산층 세 부담 완화를 위해 상속세법 개정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종합부동산세 완화 논의에 이어 상속세 문제까지 '부자 감세' 프레임에서 벗어나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히려는 의도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는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초부자 상속세 감세보다 집값이 올라 상속세 대상이 된 중산층의 세 부담을 합리적으로 미세 조정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국세청 차장 출신인 임 원내부대표는 "상속세 감세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초부자 상속세 감세이고, 다른 하나는 일반 상속세 감세"라며 "윤석열 정부가 2년 만에 초부자 상속세 감세를 또다시 추진한다. 가업상속 공제 사상 한도를 확대하고, 최대 주주 주식의 20% 할증 평가를 폐지한다고 한다. 가업상속 공제 대상은 이미 2022년 매출의 5000억 원의 사실상 대기업까지 확대했다"고 부연했다.임 원내부대표는 "공제 한도도 600억 원으로 올렸다"며 "2007년 당시 1억원 공제에서 불과 15년 만에 빛과 같은 속도로 600배나 올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초부자 상속세 감세를 2년 만에 속도전으로 추진하는 것은 졸속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또 "지금 상속세제 개편에서 필요한 것은 주택 가격 상승으로 상속세 대상이 된 중산층에 대한 세 부담 완화"라며 "공동주택 공시 가격이 2021년 19%, 2022년 17% 넘게 상승하면서, 상속 재산가액 5억 원에서 10억 원 사이의 과세 대상자가 49.5% 늘어났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이 구간에 속하는 상속세 결정세액은 68.8% 급증했다.
“마치 아비뇽에서 라이벌 교황 두 명이 마주친 것 같은 아우라였다.”1378년 유럽에서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같은 하늘 아래 두 명의 교황이 생기면서다. 클레멘스 7세는 프랑스 아비뇽에서, 우르바누스 6세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전 세계 교회의 최고 지도자로 등극했다. 물론 두 명의 교황이 실제로 만난 적은 없다. 하지만 미국의 저술가 데이비드 갤러웨이는 ‘아비뇽 유수’ 이후 600년 만에 그런 일이 벌어진 것처럼 느꼈다.영국 왕립예술협회 회원이자 큐레이터로 일한 갤러웨이는 1979년 독일 한스마이어갤러리 앞에서 앤디 워홀과 요셉 보이스가 만나는 장면을 두고 두 개의 태양이 만났다고 생각했다. 미국의 워홀은 ‘팝아트의 제왕’, 유럽의 보이스는 개념미술의 대가로 ‘20세기 다빈치’로 불렸다. 두 작가 모두 1980년대 후반 작고했다. 팝아트와 개념 예술, 전혀 다른 곳에서 다른 예술을 펼친 워홀과 보이스지만, 이들은 일상적 이미지를 낯설게 표현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했다는 점이 닮아 있다.미국과 유럽에서 명망을 쌓은 두 사람은 이듬해에도 만났다. 워홀은 다시 만난 보이스에게 다가가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물었고 보이스는 흔쾌히 수락했다. 그렇게 워홀은 자신의 카메라에 펠트 모자와 낚시 조끼를 입은 보이스를 담았다. 보이스의 사진은 다양하게 변주됐다. 워홀은 1980년부터 무려 6년 동안 보이스의 사진 하나로 작품을 만들었다.보이스는 독일의 행위예술가이자 설치미술가다. 그는 사회에 저항하는 예술을 펼쳤다. 세계 2차대전에 군인으로 참전했다가 구사일생을 경험한 그는 세상의 폭력성에 눈을 떴다. 이후 “예술만이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