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노사.생산성.임금등 난제산적 요즘 신흥공업도시인 티후아나에서는
멕시코와 미국의 관리들이 수시로 모여 회의를 갖는다. 환경문제를 다루기
위해서이다.
마킬라도라 프로그램으로 국경지대의 공장이 급격히 늘어나자 미국이
대기오염등의 환경문제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두 나라는 국경을 중심으로 1백 이내를 상호감시토록 협약이 맺어져 있다.
따라서 환경규제는 어느정도 미국기준에 맞춰져 엄격한 편이다. 또
주민들도 미국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반발이 간단치 않다. 한 예로
화학업체들이 몰려있는 멕시칼리에서는 도로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는
주민들의 모습을 종종 볼수있다. 매캐한 냄새때문에 견딜수 없다며
공장이전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전자등 하이테크산업은 별문제가 없으나 화학 금속 기계등 업종은 어쩔수
없이 공해방지시설을 갖춰야할 상황에 이른것 같다.
컨테이너를 만드는 현대정공이 용접 페인트칠의 야외작업을 실내작업으로
전환시키고 한편으론 소음방지와 대기정화 투자를 늘려가는 것도 바로
이같은 상황변화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멕시코투자에는 환경문제외에도 짚어야할 사항들이 수두룩하다. 노동조합
근로자의 생산성 임금체계 사회복지비용 공업용수 공장부지조성 기후등을
따져봐야 한다.
우선 임금이 크게 오르는 추세이다. 최저임금제를 채택하고 있는 이
나라에서는 지난 한해만도 무려 18%나 올랐다. 올해도 12%는 오를
전망이다.
현재 해외투자기업들은 대부분 최저임금보다 더 많은 임금을 지불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임금인상률을 발표하면 이에 따라서 임금을 조정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사원복리비용을 더욱 확대하고 잔업임금도 올려야
한다. 기업입장에서는 이중삼중의 부담을 안게되는 셈이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최저임금은 월1백50 1백80달러로 책정돼 있고
잔업임금(급여기준)은 9시간까지 1백%,9시간이상 2백%,공휴일 일요일은
3백%나 된다.
기업이 부담하는 사회복지보험(Social Security)의 비용도 적지않다.
급여지불액기준으로 주택기금 5%,연방세 1%,주세 2.5%등 총 15.9%를 물어야
한다. 멕시코의 사회보장제도를 기업이 맡고 있는 꼴이다. 또 기업이
흑자를 내면 이익의 35%가 법인소득세로 나간다. 3개월후 환급을 받긴
하지만 10%의 부가세도 납부한다.
노조는 당장의 문제가 아니라해도 잠재적인 불안요인으로 상존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현대의 안병모상무는 "멕시코투자를 핑크빛 무드일색으로 생각하면 큰코
다칠것"이라고 지적한다. 이곳 근로자들은 역사와 문화에 대한 긍지가
대단하고,국민소득과는 관계없이 선진국의 사고에 젖어있어 자칫
잘못하다간 분규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노동생산성도 높아지고는 있으나 평균적으로 동남아수준을 밑돈다는게
현지주재원들의 분석이다. 월급 다음날과 공휴일,9 11월의 추수기에는
결근이 특히 많은데 이런 근무태도가 생산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내륙과 농촌마을일수록 결근율과 이직률이 높다. 치우아우주는 월간
이직률이 20%를 훨씬 넘는다.
기후는 중동과 비슷한 지역이 많아 산루이스 같은 지역은 모래폭풍이 일어
라인이 중단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곳에 CPT(컬러브라운관)공장을
세우려던 오리온전기가 진출을 포기한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기후였다.
또 공장부지역시 싸지않다. 해안과 가까운 지역은 지대가 급격히 오르고
있으며 중부국경지역이라해도 당 3달러나 된다. 게다가 개발비가 많이
든다. 멕시코정부가 일부 지원해 주고는 있으나 당 개발비는 10달러가
보통이다. 대우전자는 주정부의 보조를 받고도 10만평의 부지를
조성하는데 60만달러를 투입했다. 공장건설에는 당 2백달러를 들였다.
이외에 공업용수의 애로가 있다. 멕시칼리지역은 물이 풍부하지만
티후아나는 용수부족으로 값이 비싸다. 용수가격은 당 0.2
0.9달러,가스는 0.13달러로 각각 미국의 90%,60%수준이다.
전력비는 당 1 2달러로 싼편이나 전기의 질이 고르지 못해
정밀제품생산공장에서는 별도의 자가발전시설을 갖춰야 안심할수 있다.
미국과 일본업체들은 바로 이러한 점들을 감안,사업특성에 맞는 진출을
하고 있다. 보통 1년이상 타당성검토를 한다. 그것도 분야별 전문가들로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상주하다시피하면서 몇차례씩 보고서를 작성한다.
그런만큼 실패는 적다. 적어도 10년 20년 앞을 내다볼 정도로 사업계획이
철저하다.
30년동안 멕시코에 근무하다 지난해 은퇴한 일본미쓰비시지사장
다나카씨는 "해외투자는 1백m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과 같아서
체력(자금)과 호흡(제품)을 조절하면서 먼 골인지점을 내다봐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급한 마음으로만 내달려 그동안 시행착오를 거듭해온 우리 기업들이 깊이
새겨야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