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울산과 더불어 한국제일의 공업도시임을 자부하는 포항에도 14대
총선의 열기가 점차 퍼져가고 있다. 그러나 다른 지역처럼 거리를
오가면서 선거분위기를 체감하기는 여간 어렵지않다.
지역특성상 기존주민보다 포항제철과 관계를 갖고 살고있는 외지유입
인구가 절대다수를 차지,지연 혈연 학연등에 따른 관계가 별달리 부각되고
있지 않은데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 때문에 "지역발전을 위해."라는 정당후보들의 주장이 별다른 설득력을
갖지 못하는 형편이며 선거이슈나 분위기에 의해 판도가 형성되는 독특한
색깔을 포항은 지니고 있다.
이번 총선을 겨냥해 포항에서 출사표를 던진 사람은 민자당현역인
이진우의원과 민주당의 박기환위원장,무소속의 허화평 전청와대정무수석
비서관등.
민자 민주 친여무소속의 3파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이는 이지역은 정호용
씨가 출마를 선언한 대구서갑과 비슷한 구도를 보이고 있어 전국적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사람의 전역이 모두 만만치않은 점도 관심을 더하기에 충분한 재료라 할
것이다.
3선고지를 향해 뛰고있는 이진우의원은 민정당정책위의장과 국회사무총장
청와대정무수석비서관등의 화려한 경력을 강점으로 내세우면서 시내를
누비고 있는데 포항의 직할시승격을 중앙에서 밀어 붙이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의원측은 이를 위한 기본예산이 올해부터 집행될
것이라는 점을 알리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의원측이 가장 기대를 거는 곳은 다름아닌 포철이다. 회장인 박태준최고
위원의 두터운 신임과 함께 실제가 부사장으로 재직중이며 자신이 고문
변호사를 10여년간 맡아온 인연을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다는 이야기다.
또 지난해 12월 정기국회가 끝나자마자 포항에 돌아와 득표활동을 벌인
이의원은 특히 후원세력인 교회와의 관계를 강화,적잖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한다.
5공초 청와대의 실세로 유명했던 "3허"중 한 사람인 허화평씨는 "포항의
변화로 서울의 정치질서를 바로 잡자는 슬로건아래 6공의 실정과 정치
부재를 부각시키는데 주력중이다.
허씨측은 "이의원이 지역은 물론 중앙에서도 제대로 일을 한 것이
없다"면서 여권표잠식에 나서고 있는데 유권자중에서도 절대다수를 점하고
있는 20.30대의 호응이 예상외로 높아 "쉬운 싸움"이 될 것임을 주장하고
있다.
허씨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이 우리측 선거요원들을
불법연행,자금사용내용과 함께 활동상황을 조사하는등 탄압이 가해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기환씨는 13대총선에서는 영일.울릉군에 출마했다가 차점 낙선한뒤
곧바로 포항으로 지역구를 옮겨 다년간 재기를 별러온 인물.
야당출신 답지않게 JC경북회장을 지낸 경력을 갖고 있고 자신의 회계사
사무실에서 무료세무상담활동을 꾸준히 펼치는등 착실한 지역 주민관리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어 중앙당이 부모지인 경북에서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기도 하다.
박씨는 이의원에 대해서는 지역관리에 소홀했다는 점을 들어,허씨에
대해서는 5공주도세력이란 화살로 입지를 넓혀 나간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