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김형철특파원] 일본정부에 금리인하등 경기활성화대책을 세우라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
경제계 산업계는 물론 자민당내 유력자간에도 경기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추세이다.
부총리겸 외상인 와타나베씨는 일본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위해 엔화를
평가절하해야한다는 디노미네이션론을 제시,파문을 일으킨바 있다. 또
자민당부총리인 가네마루씨는 최근 경기진작을 위해 추가금리인하가
바람직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경제기획청이 최근 경기하강국면을 인정하는 자료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데 따른것. 지난 19일 기획청은 86년12월부터 시작된 일본의
호황(헤이세이경기)은 지난해 3월로 끝나고 4월부터는 하강국면에 들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52개월간 계속된 헤이세이경기는 "이자나기경기"(65년
11월부터 57개월)에 미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획청은 경기하강근거로 경기동행지수가 50%를 밑돈 달이 많은 사실을
들었다. 이 동행지수가 3개월연속 50%를 크게밑돌면 경기는 후퇴기에
든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3월 50%였던 이 지수는 4월에 27.3%로
떨어지고 10월에는 0%수준으로 곤두박질친후 12월에는 11.1%를
기록,3개월연속 50%를 크게 밑돌아 일본경제가 내리막길로 들어섰음을
분명히 했다.
선행지수도 27.3%로 3개월연속 50%를 크게 밑돌고 있어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게하고있다.
일본정부는 이에따라 지난25일 월례경제보고 각료회의를 열고
경기후퇴사실을 시인하기에 이르렀다.
일본경기가 후퇴국면에 들어간 것은 지난 85년7월 86년11월의
엔고불황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재고가 자꾸 쌓이는 것은 과거의 불황국면과 비슷하나 일손부족속의
불황이라는 점에서 전과는 다른 "신종불황"으로 분류되고 있다.
일본경제계와 이코노미스트들은 정부의 경제에 대한 상황판단이 너무
늦었다고 불평한다. 히라이와 경단연회장은 "경기의 실상은 매크로통계로
판단한 정부의 견해보다 훨씬 악화돼있다"고 정부의 대응이 늦은데 불만을
표했다.
신일본제철의 이마이부사장도 "정부의 견해가 경제계의 인식과 일치한
점에서는 일보전진이나너무 늦은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본경기호황을 지탱해온 양축은 왕성한 설비투자와 소비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가을이후 설비투자수요는 위축일로에 있다. 소비수요도
감소,백화점의 매상고도 떨어지는 추세이다.
일본민간기업의 금년도 설비투자수요는 지난해 실적대비 4.5%가 감소할
것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제조업체들의 경우 무려 11%나 줄일 것이라는
소식이다. 설비투자가 감소하는 것은 지난 86년이후 처음있는 일.
지난 1월 일본전체의 기업도산도 9백49건(부채액 1천만엔이상)으로 지난해
12월보다 46.9%가 증가했다. 기업도산은 16개월연속 전월치를 웃도는
기록을 세우고있다. 일본 제국데이터뱅크는 이중 4할이 불황형 도산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오는 3월말결산법인인 히타치는 경상이익이 지난해보다 42%,마쓰시타는
28%가 줄어들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판이다.
산업계와 경제계는 더늦기전에 정부가 적극적인 경기진작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선 재할인율을 추가 인하,기업체의 경쟁력을 높여주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금리인하는 또 탈진상태에 있는 증시에도 활력소가 돼
직접금융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것. 둘째는 예산을 조기에
확정,공공투자사업을 앞당겨 시행하는게 경기에 자극을 줄것으로 기대한다.
셋째는 이러한 조치에도 경제가 활력을 되찾지 못할 경우 종합대책을
펴야한다는 주장이다.
미야자와정권은 현재 어려움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교와사건
사가와큐빈사건등으로 정치불신이 깊어가고 있다. 나라지구보궐선거에서는
야당에 패했다. 정치개혁법안 자위대해외파견법처리문제등도
짐이되고있다. 오는 7월 참의원선거가 다가오는 마당이다.
경제총리라는 말을 듣는 미와자와총리로서는 이러한 난국을 타개하고
인기를 되찾기위해서도 경제진작책을 쓸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이런
점에서 일본의 추가 금리인하는 시간문제인 셈이라 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