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은 올해 동부산업을 핵으로 그룹의 경영방향을 잡아갈 계획이다.
그룹자체가 몸체라면 동부산업은 두뇌에 해당한다. 동부산업은
그룹계열사들의 수출입창구역할을 담당할 뿐만아니라 각사의 정보를
집약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룹신규사업을 총괄 지휘하는 기능까지 갖고
있다. 개별업체들에 속하지않는 새로운 사업도 연구하고 있는 조직으로
종합조정실 역할도 수행하고있는 것이다.
다른 그룹에는 없는 특이한 조직구조다. 김준기 동부그룹회장은
동부산업의 대표이사 회장직을 겸할 정도로 이 회사를 중요시하고 있다.
그룹의 싱크탱크이다.
이 회사는 경영조정본부 무역본부 정보통신본부 사업본부등 4개로
나뉘어져 있다.
경영조정본부는 제조업및 금융보험으로 다시 분리돼 이들을 지원해준다.
무역본부에는 철강 화학 경공업등 계열사의 전업종이 집결,수출을 담당하는
한편 수입업무도 총괄한다.
사업본부는 건설및 유통분야등이 포함돼 있으며 신규사업도 이곳에서
추진한다.
정보통신본부는 그룹내 흩어져있던 전산요원 2백70여명을 모아 만든
것으로 그룹 전산통합조직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그룹내 원가절감운동과도 연결된다.
정보통신본부가 오는3월 정식가동되면 지난해부터 추진돼온 동부산업의
조직이 완결된다. 동부산업이 완전한 모습을 갖추면서 그룹의 발걸음도
빨라지고있다.
경영조정본부의 노준용이사는 "국내외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설비투자액이 많이 들지않는 쪽으로 사업다각화를 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사업다각화의 선봉대는 동부제강.
그룹계열사중 매출액비중이 가장 큰 이회사는 외국유수의 기업과
합작,올해안으로 "고기능 철제가구"를 만들 방침이다.
목재가구는 앞으로 자원 내셔널리즘때문에 원료구하기가 힘들어지고
있으며 용도에도 한계가 있어 고급철제가구사업에 승부를 걸만하다는
판단이다.
도서관 대단위창고등에 사용되는 가구로 자동화설비도 겸할수 있는
것이다. 재료로는 동부제강이 개발한 엠보싱강판및 컬러강판등이 쓰여지게
된다.
동부제강은 이밖에 부가가치가 높은 최고급 강관전문공장을 신설한
계획이다.
이는 아산공단에 확보한 부지 35만평에 세워진다. 올해와 내년엔
기초공사만 다지고 94년부터 본격 건설에 들어갈 예정이다. 올해 제강쪽에
투입되는 자금은 총 8백21억원이다.
동부건설도 석고보드사업에 신규참여할 계획이다.
석고보드는 금강및 벽산에서 만들고있으나 공급이 달려 모자라는 상태다.
울산에 부지를 확보하고 올해안에 3백억 4백억원을 투입,본격 생산할
방침이다.
동부화학의 울산공장에서 나오는 원료부산물을 이용하게 돼 일석이조다.
동부건설은 또 발전소 송유관 LNG 기지건설등에도 진출,사업분야를 확장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환경과 관련성이 높은 도시쓰레기 소각시설및
폭파해체공법,정수처리시설등에도 특화,종합건설회사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그룹의 또다른 주력업종인 동부화학의경우는 투자확대보다는 기존사업을
다지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각종 유화제품 공급과잉및 수출시장악화로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다지는데 초점을 맞추고있다.
동부가 올해 또하나 역점사업으로 꼽고있는것은 금융 보험업.
지난해 김준기회장의 첫째동생인 김택기씨는
동부애트나생명보험사장에,둘째 동생인 김무기씨는 동부증권부사장에 각각
취임함으로써 기업의 젖줄인 금융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나타내왔다.
그룹 업무조정실장인 오효원전무는 "제2이동통신사업체 선정기준에는
자금동원력도 포함돼 있다"며 "동부는 손해보험 생명보험 증권
상호신용금고등 금융관련기업을 보유하고 있어 유리한 입장"이라고 말한다.
한국자동차보험과 동부애트나생명보험의 지점및 영업소가 전국
6백여군데에 깔려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어 제2이동통신의 기지를
설치하기도 유리하다는게 자체 분석이다.
한국자보는 국제화에 힘쓰고 있다. 이회사는 괌지점에 이어 올해안으로
동경 뉴욕등지에 지사를 설치,본격적인 해외진출을 모색할 계획이다.
초기엔 정보수집역할을 주로 담당하며 교포및 한국기업들의 지사를
대상으로 영업을 할 방침이다.
이 많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인재양성이 급선무이다.
동부는 금년4월 곤지암의 연수원이 완공되는대로 대대적인 전문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아직 굵직한 재목감들이 동부엔 흔치 않다.
그래서 외부 우수인력도 대대적으로 영입을 해야한다. 동부로선 돌풍을
몰고 올 한해가 될것같다.
<최필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