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을 똑같은 형태로 축소 제작하는 모형제작산업이 크게 각광을
받고있다. 축소모형은 과거에는 단순히 전시효과를 내기위한 장식용에
지나지 않거나 기껏해야 TV드라마의 세트제작에 이용되는 간단한
공예정도로만 인식돼왔다. 그러나 이러한 개념은 산업의 발달과함께
축소모형의 효용성이 많은분야에서 크게 인정되면서 그 진가를 발휘,유망한
문화산업으로 떠오르고있다.
축소모형의 활용범위는 상상외로 다양해 토목 건축 기계설비에서부터 선박
자동차 가전제품 첨단항공우주산업 문화재복원에 이르기까지 안쓰이는
분야가 없을 정도. 이처럼 각분야에 광범위하게 이용되는 축소모형들은
물론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다. 실물과 모양과 기능이 꼭같이 정교하게
만들어져 사후에 일어날수 있는 갖가지 시행착오들을 사전에 찾아내 기업의
원가절감및 생산성향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등 부가가치는
무궁무진하다. 특히 도로공사나 댐건설 지하철공사 같은 대형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축소모형을 이용한 사전작업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 폭넓게
활용하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이분야에서는 지난74년 기흥성씨(55)가 설립한
기흥성모형공사가 독보적인 존재. 지난62년 처음으로 이분야에 손을
댄이래 올해로 꼭 30년을 맞는다는 기씨는 건축가 고김수근씨에게
본격적으로 모형을 배워 이회사를 설립,이제는 연면적 5백여평에 이르는
작업실을 갖추고 4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어엿한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회사는 미국 일본 독일등 선진국에 뒤지지않는 규모로 지금까지 제작한
모형만도 수천점에 이른다. 무역박람회장 여의도종합개발계획 엑스포70에
선보였던 광화문과 경회루모형 경부고속도로 포항제철 서울대 서울지하철
독립기념관 충주댐 합천댐 63빌딩 올림픽주경기장등 60년대이후에 시행된
굵직한 프로젝트들은 모두 기씨의 손을 거쳐갔다.
이들 대형프로젝트의 시행과정에서 축소모형을 통해 설계상의 모순을 미리
발견,공기단축과 엄청난 경비절감효과를 거두었던것도 사실. 충주댐을
비롯 합천댐 주안댐 낙동강하구언공사를 할때는 수리모형을 만들어
유수방향과 수저의 변화를 살펴 물의 이용도를 크게 높이는데 기여했고
각종대형건물이 들어설때는 미리 축소모형을 만들어 인접건물과의
조화,도시미관은 물론 자체결함까지 미리 발견해냄으로써 도시계획및
건물의 효율성증대등에 큰역할을 했다고 기씨는 설명했다.
이밖에도 역사적인 유물들이 발견되면 전문가들의 고증을 토대로 이를
모형으로 복원,일반에 공개해왔다. 그동안 모형으로 복원한 문화재는
경복궁 근정전과 광화문 연경당등을 실측도에의해 정확히 8분의1로
축소했고 황용사의 건물과 9층탑을 발굴결과를 토대로 축적 30분의1과
60분의1로 각각 만들어 독립기념관과 경주박물관에 전시했으며 안압지의
건물과 연못,미륵사의 건물을 복원,현장에 전시하고있는데 미륵사지의 경우
현재 남아있는 서탑뿐아니라 동탑도 10분의1로 재현했다.
축소모형의 활용은 또 선박의경우 모형을 통해 물의저항 속도 선적량등을
미리 파악하는데 보편적으로 이용되고 있고 자동차산업에서는 디자인및
안전도실험에,기계설비에서는 완벽한 작동과 안전성실험,가전제품의경우
색상연구및 기능향상등에 널리 활용되고있다. 또 리비아대수로공사와
정부청사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대학 수단대통령관저등 수십건의
축소모형을 수출해 외화획득에도 큰몫을 했다.
이와같이 축소모형은 산업 문화적인 측면에서뿐아니라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면서 일반의 인식도 크게 확산돼가고있다.
올해부터는 건국대실내장식과에 축소모형에대한 강좌가 정식교과목으로
채택돼 전문모형인을 양성할수있는 길이 열리게 됐으며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기흥성모형공사에서는 내년까지 컴퓨터시설을 도입해 생산공정을
자동화할 계획이다.
"축소모형제작은 워낙 효용성이 커 시장이 넓으며 전망 또한 매우 밝다"고
설명한 기씨는 "창조적인 응용력을 발휘,수준높은 종합예술가로서의
자부심도 느낄수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