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바초프소련대통령시대는 6년9개월여 만에 그가 폈던 역사의 격류에
휘말려 26일 막을 내리게 됐다. 이제 "소비에트 사회주의공화국연방"은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사임으로 새해초 부터 구소연방을 이어 받은
11개독립국가연방제의 출발을 맞이하게 되었으나 "후계자"로 등장한
옐친러시아공대통령 중심의 신연방제도 앞날은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의 최대관심사로 염려되는 핵무기의 통제권을 비롯 전략무기를 관장할
통합군,외교정책,그리고 단일통화의 유지여부문제등 독립국으로서의 범위를
넘어서는 제반문제를 관장할 중앙정부가 없어졌다는 점에서 우리는 사태의
추이를 염려한다. 과연 옐친러시아공대통령이 어느정도의 구심력작용을
할것인지는 아직 불안요소가 너무 많이 잠재해있다. 지금
러시아.슬라브민족은 정치적으로는 각공화국이 분리 독립했지만
경제적으로는 지난 74년동안의 분업구조와 자원문제등으로 재통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옐친러시아공 대통령은 새해초부터 모든가격을
자유화한다고 선언했으나 이를 다른 10개공화국이 따를지는 극히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이러한 난기류는 지난88년 고르바초프
공산당서기장이 당시 모스크바당서기장이었던 옐친을 축출했었다는
권력투쟁적 성격과 극도의 민족이기주의가 뒤엉켜 앞으로의 사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있다.
소연방 국가통계위원회는 금년들어 지난11월말현재 지난해에 찍어냈던
루블화의 4. 4배를 발행함으로써 11월1일현재 통화량은 작년의
1,000억루블에서 2,110억루블로 2배이상 늘었다고 발표했다. 지금
소련국민들은 가격자유화가 되면 일부 생필품은 1,000%나 값이
오를것이라는 우려를 하고있다. 우리는 소련이 한국경제의 급속한 발전이
어떻게 이뤄졌는가를 연구한 핵심분야가 강력한 정부통제에 의한
경제정책과 시장경제체제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었는가를 찾는데 있었음을
알고있다. 소연정책당국자들은 사유제도를 기본으로한 정부의 기능이
국유제도하에서도 시장기능과 접목될수 있다고 오판했다는 점을 우리는
지적하고자 한다.
고르바초프의 "신사고"에 기초한 경제정책이 소연국민들로 하여금 이제는
자유보다 빵이 더 급하다는 쪽으로 성급히 쏠리지않도록 본원적인
정책전환이 시급한때에 당도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