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다고 생각될때가 가장 빠른 시기다"아주대산업교육원 기계공학과에서
만학의 길을 걷고있는 김형규씨(31.대우자동차부품부사원)의 책상위에
붙어있는 좌우명이다.
그는 작년에 고등학교졸업자를 대상으로하는 거제전문대학과정을 졸업한뒤
올해 이곳 수원의 학사과정에 진학했다. 1년동안 4년제 대학과정을
교육하는 아주대부설산업교육원은 대우그룹사원들을 학생으로 뽑고있다.
기계공학과와 전기전자공학과등 2개학과로 편성된 아주대교육원은
지난89년 문을 열었다. 대우그룹사원중 전문대를 졸업했거나 전문대과정의
사내기술대학을 이수한 사람에게 학사과정을 교육하기위해 설립됐다.
학생들은 교양과목으로 영어 전산실습등 9개과목 39학점,전공으로
15개과목 66학점등 24개 교과목 1백5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자질있는
중간관리층을 육성하는 사내대학이어서 학점관리가 엄격하다.
재학생들은 주당 46시간의 강의를 받는다. 각종 리포트와 연구과제도
제출해야한다.
두과목이 F평점이면 제적이라는 학사처분을 받는다. 일반대학생들보다 더
많은 공부를 요구하는 셈이다.
전공과목은 실험실습위주로 꾸며졌다. 교육이 자칫 피상적인 이론에
치우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산업현장과 이론실습을 연장시킨다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일반학생처럼 전일수업으로
강의를 한다.
회사 업부에 도움이 되면서 교육적 효과를 높일수있도록 교제도
실무위주로 꾸며 가르치고있다. 회계에 도움이될수있는 수학을 비롯
외국과의 무역이나 기자재의 매뉴얼을 읽기위한 영어는 특히 중점적으로
교육한다.
엄격하게 운영되는 학사과정을 이수하기위해서는 공부에 대한 열의가
필요하다. 신철재 아주대산업교육원장은 "새벽 두 세시까지도 불이
꺼져있는 방이 거의 없는것에서 학생들의 열의를 엿볼수있다"고 말한다.
대우그룹의 사내기술대학생을 4년째 위탁교육하고 있지만 탈락자가 한명도
나오지않은것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노력의 결과이며 이과정을 마친 사원의
질도 일반대학졸업자에 못지않다고 신원장은 덧붙인다.
아주대 산업교육원은 89년64명,90년62명등 1백26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올해는 71명을 교육중이다. 이들은 대우그룹9개 계열사의 사원들이다.
회사측에서는 교육기간중 근무를 하지않아도 정상적으로 봉급을 주고있다.
졸업생들은 대졸자와 같은 4급갑의 호봉을 받는다. 또 생산기능직에서
현장관리직으로 전환할수있는 기회를 갖는다.
이곳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모두 기숙사생활을 한다. 아주대 정문에서
얼마 떨어지지않은 5층 건물이 이들의 숙소이다. 토요일을 빼고는 외박이
전혀 허용되지않는다.
재학생들은 공부에 열중하는만큼 이곳 생활에 대한 애정도 크다. 사진반
컴퓨터동우회 영어회화 그룹등 각종 서클활동을 통해 친목과 실력을
배양하고 있다. 기수별 동창회도 조직돼 올해엔 사내기술대학이 설립된후
처음으로 동문초청행사를 가졌다. 해마다 가을이면 자체 축제인 아람제를
열고 가족 친지들을 초청한다.
"비록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학사자격은 아니지만 사내기술대학 출신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뒤늦게나마 공부하려는 후배들이나 좋은 평판을
듣고있는 선배들을 위해서라도 회사로 복귀하면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재학생들은 모두 갖고 있어요"
대졸자로서의 자부심과 그에 맞는 역할을 다하겠다는 김형규원우회장의
눈빛에서 산업역군에 대한 깊은 신뢰감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