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와 시리아 및 6개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등 아랍 8개국
외무장관들은 11일 카이로에서 만나 지역안보협정 체결을 모색했으나
합의점 도출에 실패, 내년 4월까지 모든 결정을 유보키로 했다.
외무장관들은 이날 회담 폐막 후 발표한 성명에서 92년 4월 카타르에서
차기 회 담을 갖기로 했으며 이번 회담에서 제시된 구상과 제안들을 각국
정부에서 검토키로 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외무장관들은 지난 9일과 10일 양일간 각국 실무 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된 정치, 안보, 정보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기대됐었다.
이날 회의에 참가한 이집트, 시리아와 GCC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 오만, 카타르, 쿠웨이트 등 8개국은
걸프전쟁의 여파로 지난 3월 8일 발표된 다마스쿠스 선언에 서명한
국가들이다.
다마스쿠스 선언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등과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지역안보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들 8개
아랍국가는 이집트와 시리아가 범아랍평화유지군의 선봉으로서 취약지역에
군대를 배치하면 GCC 회원국들은 이에 필요한 재정을 부담하기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다마스쿠스 선언에 포함된 시리아, 이집트 주도의 아랍군 창설
조항은 지난 7월 쿠웨이트서 열린 외무장관회의에서 삭제되었으며 일부
아랍국들이 서방 국가들과의 방위조약 체결을 더 선호함으로써 그 취지가
흐려져왔다.
특히 이집트는 이란의 지역안보문제 개입을 반대하고 있는
반면,시리아와 카타르는 이란이 모든 지역안보 문제에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란은 11일 열린 외무장관회의와 때를 같이해 일부
아랍국들이 서방 국가들과 체결한 방위조약 은 아랍국들의 독립성을
해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리아는 또한 지난 달 열린 마드리드 중동평화회담에 이은
다자간회담이 이스라엘의 점령지 철수가 이뤄지지 않는 한 계속
연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나 이집트는 시리아의 참여
없이도 회의가 진행되 수 있을 것이라며 종래의 다 자간회담 참여 입장을
분명히 했다.
폐막성명은 중동평화 정착 과정과 관련, 팔레스타인 문제의 종결과
대이스라엘 유엔 결의의 이행을 촉구함으로써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