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하의 물산장려운동과 해방후의 반탁운동을 주도, <민족의 지도자>로
추앙받은 고당 조만식선생의 유해가 오는 5일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
국가유공자 제2묘역에 안장된다.
고당의 국립묘지 안장은 소련에 망명한 북한고위인사들의 증언을 통해
고당이 지난 50년 10월18일 북한군에 의해 처형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지난 8월17일 정부가 선생의 묘소를 국립묘지에 마련키로 결정한데서
비롯됐다.
고당기념사업회 (위원장 박재창)는 정부의 이같은 결정에 따라
지난달초 이북 5도민 연합회원을 중심으로 <고당선생 추모.안장위원회>를
구성, 유족들과 함께 실무작업을 벌여왔다.
5일에 있을 안장식에선 미망인 전선애여사(88)가 45년동안 고이
간직해온 고당 의 머리카락과 최근에 지은 수의가 선생의 유해대신
봉안된다.
고당은 이미 자신의 운명을 예견한듯 지난 46년1월 반탁선언과 관련,
평양 고려호텔에 연금된 자신을 찾아온 전여사에게 " 소련군이 무법한
짓을 서슴치 않고 시민들을 괴롭혀 살수 없으니 이남으로 애들을 데리고
내려가라"며 자신의 머리카락 한줌을 부인에게 남겼었다.
미망인 전여사는 "살아 생전에 그분의 유해가 국립묘지 한쪽에 잠드는
것을 보는 것이 소원이었다"며 "비록 비명에 돌아가셨지만 민족을 위해
몸바치신 그분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당은 지난 1882년 평남 강서군 반석면에서 출생, 신간회 평양지회장,
건준 평남위원장, 조선민주당 당수를 역임하며 해방정국에서 북한의
민족진영을 이끌어왔다
고당은 또 일제치하에서 물산장려운동을 전개, 비폭력.무저항운동을
주도하기도 했었다.
정부는 지난 70년 이같은 공훈을 기려 유족에게 최고훈장인
대한민국장을 수여한바 있다.
해방후 북한 등지에서 행방불명된 애국지사 가운데 국립묘지에
안장되는 것은 고당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