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후년을 생각하면 막연하기 짝이없다"고 어느 그룹회장이 토로했다.
내년에는 우리사회가 4차례의 선거를 치르느라 정신이 없어 올해이상의
무역적자를 낼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비관논이 재계의 전반적
분위기인지 아닌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이런 비관론은 올4.4분기에는
국제수지가 개선되어 내년에는 적자폭이 크게 줄어들것이라는 정부의
예측과 배치되어 주목된다.
한국경제는 지금 구조전환기적 고통을 겪고있기 때문에 어떤 정책수단에
의해 단기간에 호전시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부터 수년간 착실하고
집요하게 구조조정을 해야 새로운 경쟁력기반을 구축할수 있다. 그런데
지금부터 선거에 들뜨기 시작하여 내년내내 정치회오리에 휩쓸려서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면 한국경제는 회복은 커녕 더 큰
수렁에 빠지게 된다. 이것이 경제계가 앞날을 밝게 내다볼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물론 정부도 이와같은 우려를 함께 하고있다. 총선등 여러차례의 선거에
따른 인플레요인,생산활동타격,소비생활의 합리화노력이완등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배경에서 어제 경제장관간담회는 내년 경제운용여건을
호전시키기 위해 10개 부문별 정책과제를 선정했다.
임금안정,수출산업에의 자금배정확대,중소제조업체의 경쟁력강화,에너지
소비 억제,건설경기안정과 부동산대책,UR대책등 하나같이 우리가 풀어야할
과제들이 포함되어있다. 총수요관리등 안정화시책을 강화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10개과제를 관련부처별로 점검보완하여 내년 경제운용계획에
반영키로 한만큼 아직 구체적 실천방안은 내놓고 있지 않다. 정책의지만
천명된 셈이며 그런 과제는 지금까지도 정부가 내세워온 것들이어서
실행계획이 따라야 한다.
요즘 기업들은 내년의 성장목표를 대폭 축소조정하고 있다고 한다. 예년
같으면 매출신장목표가 30%안팎이었는데 내년에는 이를 20%이하로 낮출
계획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외화내빈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년 경제를 어렵게 보는 기업들의 의기소침이 더
크리라고 생각된다.
정부가 내건 10대과제는 이와같은 기업들의 분위기를 일신시킬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과제의 제목만 그럴듯하게 늘어놓고 구체적 효과를 거둘
실행계획은 별것이 아니라면 내년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힘들 것이다. 또
한가지 특히 주문하고 싶은 것은 기업들이 국제경쟁에 소신있게 대응할수
있도록 부축만 하지 간여는 줄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