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길림.요녕.흑룡강성등 동북3성지역에 살고 있는 한인동포학생들을
위한 "연변조선족기술대학"이 재미교포 학자이자 실업인인 김진경박사(56)를
중심으로 한 국내외 독지가들의 후원으로 세워지고 있다.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주도인 연길시 전경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북산가
언덕받이 30만평의 부지위에 신축중인 "연변조선족기술대학"은 특히 우리
민족의 손으로 외국에 처음 세워지는 고급두뇌양성기관인데다 학생들에게
전원 무료교육을 실시할 방침이어서 이 지역 동포 재육성의 요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학 설립장인 김박사는 "지난 87년 중국사회과학연구원의
초청교수로 와 있을때 동북3성지역의 우리 동포들이 옛모습 그대로 재래식
농사에만 의존,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직접 목격하곤 이들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대학 설립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신대교수등을 지내고 현재 미 R.T.S 대 객원교수로 있는 김박사의
이같은 결심이 실천에 옮겨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89년 10월.
이때부터 중국정부측이 40년간 무상사용조건으로 제공한 대학부지위에
6층짜리 본관을 비롯, <>학사동(4층) <>학생기숙사(3층 수용인원 3백60명)
<>교수사택(3층 36세대)등 건평 7천5백평 규모의 현대식 대학건물
신축공사를 시작, 내년 7월말 완 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대학측은 건물준공뒤 1년동안 첨단과학기술교육에 따른 실습장비들을
완비, 오는 93년9월 신학기부터 <>공과대학(4개학과)
<>농과대학(3개학과) <>무역관리대학 (상경대학 4개학과)등 3개대 정원
3백30명의 첫 신입생을 모집할 예정이다.
특히 농과대학의 경우, 이미 중국정부측과의 합의아래 연길시
의란향지역에 4천여만평 규모의 실습장도 확보, 이곳에 동양 최대규모의
목장과 함께 각종 관련 산업 시설도 세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는 94년9월까지 의과대학도 개설, 신입생을 모집한다는 계획아래
이미 지난 9월말의 대건물과 함께 병상 1백여개 규모의 초현대식 시설을
갖출 부속병원건물 신축에 착수했다.
대학측은 이와 함께 중국정부측의 요청에 따라, 실습기자재시설을
갖추는데 소요되는 1년동안 신축대학건물들을 활용, 임시로
원양선원.건설기능공.광원등을 양성해내기 위한 기능공훈련센터를 설치,
3천여명의 기능인력도 배출할 계획이다.
김박사는 "다가오는 21세기는 첨단기술혁명과 경쟁의 시대인 만큼
능력은 있으나 가정형편등이 어려워 대학진학을 포기하는 이곳
동포학생들에게 고급과학기술교육 기회를 부여, 동포들의 삶의 질도
높이고 동시에 중국경제.과학발전에도 기여한 다는 차원에서 우리대학의
교육역점을 첨단과학기술교육에 두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정부측도 우리 대학의 이같은 건학이념을 충분히 이해,
관례를 깨고 특별히 대학설립을 허가한 것 같다"고 김박사는 덧붙였다.
사실 모든 교육은 국가가 전담하도록 규정돼있는 중국헌법에
비추어볼때 중국정 부당국의 연변조선족기술대학 설립인가는 지극히
이례적인 셈.
이 때문에 중국당국으로부터 대학설립인가를 받기까지 갖은 우여곡절도
많았다는게 이곳 대학관계자들의 귀띔이다.
그러나 중국정부측도 일단 설립을 허가한 뒤 부터는 약 2 에 이르는
대학진입로를 포장해 주고 앞으로 40년동안 수도.전기등도 무료제공키로
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
연세대 윤상운상경대교수를 중심으로 60여명의 교수요원을 모집중인
연변조선족 기술대학당국은 특히 학비를 받지 않되, 대여장학금및
근로장학금제도등을 통한 "산학협동"을 철저히 실천, 사회주의교육의
맹점인 "공짜교육"을 배제하고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춘 이곳 동포학생과
중국학생은 물론 북한등 사회주의국가및 해외교포 학생들에게도 입학문호를
개방할 계획이어서 남북한교육교류에도 일조를 하게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 건립을 위해 김박사 스스로는 한사코 밝히기를 거부했지만 그
자신 연변조선족기술대학의 설립을 위해 평생 모은 재산인 10억원 정도를
쏟아부은 것을 비롯, 최순영 대한생명회장, 이명박 현대건설회장, 김춘식
계몽문화센터부회장, 손석호 만광개발회장, 곽선희, 홍정길목사등
3백여명이 모두 20억원가량을 희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박사는 "중국에 살고있는 조선족동포들은 따지고보면 대부분
그곳에서 항일독 립운동을 하다가 남북분단등으로 어쩔수없이 그곳에
주저앉아 살게된 지나간 우리 불행한 역사의 피해자들"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몇몇 사람들의 힘으로 보다는 정부차원에서 대책이 마련돼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