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업과 신발산업은 크게 3가지 면에선 중요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우선 이 둘은 모두 대표적인 노동집약산업이다. 물론 현대적인 시설과
자동화가 새로운 경향으로 번지고는 있으나 기본적으로 많은 인력과
이에따른 인건비가 생산코스트에서 절대적인 무게를 갖는 산업이다.
두번째의 중요한 공통점은 모두 한국수출의"간판상품"이라는 사실이다.
수출상품구조에 그사이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의 변화가 꾸준하게
진행되어왔지만 여전히 주종수출품지위를 굳게 지키고 있다. 섬유는
지난88년 전기.전자에 추월당하기까지 줄곧 제1위의 수출상품이었으며
신발은 지금도 섬유에이어 제3위의 수출품이다. 지난해의 수출총액
650억달러가운데 섬유와 신발이 차지한 비중은 각각 22. 5%와 6. 6%였다.
세번째는 특정지역경제를 대변하는 "간판산업"이다. 섬유는 대구,신발은
부산을 중심한 인접 경남북지방에 집중해 있으며 생산과 고용등 당해지역
경제에서 막중한 비중과 영향력을 갖고 있다. 부산과 인근에는 900개가
넘는 신발관련공장이 있다. 또 대구와 인근의 섬유사업체수는 모두 2,700
여개로 이지역 제조업체의 39%,고용의 42%를 점하고 있으며 따라서 대구
하면 섬유를 연상하게끔 되어있다.
그런데 여기에 지금 또다른 새공통점이 생겨났다. 두산업 모두 지금
존폐의 위기에 몰려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사이 임금이 너무 올라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는 동남아와 중국등 저임국가들과의 수출경쟁이
어려워진데다 지금은 또 인력난 자금난이 가속화되고있다. 그 결과
가동률이 70%내외로 떨어지고 (제조업평균가동률은 지금도 80%를
웃돈다)도산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금년들어 74개 섬유업체가
도산했고 부산에서는 지난 8월말까지 110개 신발관련업체가
휴.폐업한데이어 연말까지 100여개업체가 추가로 도산할 전망이라고 한다.
결국 견디다못해 이지역 경제인들이 정부에 구제를 호소하고 나섰다.
신발업계가 무역협회를 움직여 신발산업의 "합리화업종"지정을
건의했는가하면 이보다 앞서 대구일원의 직물업계는 내년 6월말로 끝날
합리화조치1차연장을 추가 연장해줄것을 이미 건의해 놓고 있다.
합리화지정을 받으면 원칙적으로 신.증설이 금지되고 기존업체에대한
운영자금및 설비현대화 자동화자금지원이 뒤따른다.
이미 늦은 감이 있다. 수출이 금년들어 신발은 8%(9월말)가 감소했고
섬유는 증가율이 3.7%(8월말)에 불과했다. 게다가 저임을 찾아
동남아등으로 탈출한 업체가 이제 섬유 245개사,신발 21개사에 이른다.
양대수출산업의 기반와해와 공동화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늦은 감인데도 정부는 결실을 미루는 인상이어서 더욱 딱하다.
재원을 걱정하고 이런저런 구실을 붙여 결정을 미루고 있다. 물론
자구노력이 병행되어야한다. 특히 OEM(주문자상표부착 생산)수출이
신발95% 섬유88%나 되는 현실에서 빨리 벗어나야한다. 그러나 하루이틀에
될 일이 아니다. 우선 살려놓고 봐야한다. 정부의 의지가 분명해져야
자구노력도 의미가 있게될 것이다. 섬유와 신발은 곧 우리 산업 우리
수출의 문제라고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