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인도를 한국에 이은 제2의 생산·판매거점으로 꼽은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14억명이 거주하는 인구 대국이란 점, 주요국중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은 점, 생산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 정치적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점 등이다. 하나 더 있다. 현대차가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현지 판매 2위에 오를 정도로 좋은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점이다.현대차가 국내 기업 최초로 해외 현지법인을 현지 증시에 상장키로 한 배경이다. 현대차는 인도법인 기업공개(IPO)를 통해 인도사람들을 주주로 둔 ‘인도 국민차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중국 대신 인도로16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와 투자은행(IB)들은 현대차 인도법인의 상장 후 기업가치를 최대 300억달러(41조6700억원)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 증권시장에 상장된 현대차의 시가총액(56조1235억원)의 73%에 해당하는 수치다. 현대차의 지난해 전체 판매량(421만7000대)중 인도 비중이 14.3%( 60만5000대)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높은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셈이다.현대차는 지난해 여름부터 인도 시장에서 상장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인도 경제가 좋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8.2%로 주요 경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인도 경제 규모는 지난 2022년 영국을 추월하며 세계 5위로 올라섰다. 내년엔 일본을 4위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인도 시장의 중요성이 커진 건 중국 영향도 있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로 중국 시장의 정치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중국에서 '현대 속도'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2017년 중국에서 179만대를 판매했던 현
현대자동차가 인도법인을 현지 증시에 상장한다. 국내 대기업이 지분 100%를 보유한 해외법인을 현지 증시에 상장하는 것은 현대차가 처음이다. 중국, 미국에 이은 세계 3위 자동차 대국을 잡는 데 필요한 투자금을 현지에서 조달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16일 로이터통신과 국내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은 전날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예비투자 설명서(DRHP)를 제출했다. 신주 발행 없이 현대차가 보유한 주식 일부를 매각하는 구주 매출 방식이다. 최대 1억4200만 주를 시장에 내놓는다. 현대차 보유 주식(8억1200만 주)의 17.5% 수준이다.업계에서는 현대차가 구주 매출을 통해 최대 30억달러(약 4조1670억원)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인도생명보험공사(LIC·27억달러)가 2022년 쓴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공모액 기록을 갈아치운다. 상장 시기는 이르면 9~10월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현대차가 인도법인 상장을 결정한 것은 인도를 한국에 이은 제2의 생산·판매 거점으로 키우기 위해서다. 14억 인구를 거느린 인도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8.2%로 주요 경제 대국 중 가장 높았다. 이 덕분에 지난해 인도 자동차 판매 대수는 413만 대에 달했다. 세계 3위다.현대차는 이런 인도 시장에서 170만 대를 판매한 마루티스즈키(일본 스즈키와 인도 마루티의 합작사·점유율 41%)에 이어 2위(60만 대·15%)에 올라 있다. 현대차가 지난해 인도에서 생산한 77만 대 중 16만여 대는 동남아시아 등 주변국에 수출했다. 현대차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인도에 생산시설을 추가로 짓고 판매망 등을 정비하는 데 쓸 것으로 알려졌다.업계 관계자는 &l
‘뜨거운 인도 증권시장’은 현대자동차가 인도법인 상장을 결정한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인도 경제지 비즈니스스탠더드에 따르면 16일 인도 증시 시가총액은 5조2000억달러로, 아시아 금융허브인 홍콩(5조1700억달러)을 넘어섰다.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다.잠재력을 눈여겨본 투자자들이 인도에 베팅했다는 해석이다. 인도는 14억 명에 달하는 인구를 기반 삼아 급성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 소비대국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인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6.1%로, 세계 평균(2.7%)의 두 배를 웃돈다.탈(脫)중국 현상도 인도 투자 열풍을 키우고 있다. 미·중 갈등이 확산한 여파다.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증시에 들어온 글로벌 투자금은 80억달러였다. 인도 증시에는 200억달러가 유입됐다.그러자 인도 증시에 기업공개(IPO)를 하는 기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지난해 238개 기업이 인도 증시에 입성해 73억5000만달러를 조달했다. 올 들어 지난 12일까지 130개 기업이 추가됐다. 마루티스즈키 인디아, 힌두스탄 유니레버, 지멘스, ABB 인디아 등 외국 기업도 이름을 올렸다.오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