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총수요억제책으로 총통화증가율을 낮게 운용하는 등 긴축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실제로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반발로
이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30일 통화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말로 끝나는 중소기업에 대한
한은재할인비율 우대조치를 3-6개월 연장하여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완화시켜줄 방침인것으로 알려졌다.
통화당국은 당초 중소기업 한은재할인 비율 우대조치를 이달말로
중단하여 앞으로 3개월간 약 1조5천억원의 자금환수효과를 거둘
계획이었다.
통화당국은 또 이달중 만기가 되는 1조2천억원의 통화채를
차환발행함은 물론 신규발행물량을 늘려 총통화증가율을 낮추기로 했었다.
그러나 단자사의 여신이 감축되고 증시가 침체국면을 보임에 따라
통화채발행은 차환규모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20일 단자사에 63일물 통화채 6천6백억원어치를
배정했으나 자금난을 호소하는 단자사와 기업들의 압력에 밀려 이를
4일만인 지난 24일 모두 현금으로 상환해주고 말았다.
상당수의 경제전문가들은 정부가 진정으로 총수요관리를 강화하여
물가안정을 꾀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기업들의 일시적인 자금난에
구애받지 말고 확고한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할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 단계에서 정부가 고금리속에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반발을 수용하여 자금을 풀게 되면 장기적으로 우리경제에 오히려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은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통화를 공급하면 단기간에는 금리가
하락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요인으로 금리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들은 기업들이 자금난을 겪는 원인은 통화긴축이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이들이 자금조달을 고려치 않고
무분별하게 투자를 확대한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기업들이 고금리와 자금난을 호소하지만 말고 불요불급한
투자를 축소하고 과다하게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부단한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일부 기업과 경제전문가들이 만성적인 자금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통화공급을 적정선으로 확대하면 오히려 고금리현상이 해소되고
물가상승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는 논리를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