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출상품은 가격경쟁력에서 위기를 맞고있다. 뻔한일이다.
임금이나 금융비용은 경쟁국인 대만 홍콩 싱가포르보다 높아졌는데
제품수준은 동일하거나 비슷하다면 가격이나 비가격경쟁력이 있을 턱이
없다. 더구나 임금수준이 우리보다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낮은 중국이나
동남아국가들이 이제는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상품을 수출하고 있어 한국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값싼 노임을 이용한 일본의
해외생산제품이 외국시장에서 한국상품 따돌리기에 가세하고 있다. 심지어
우리가 만만히 보았던 멕시코상품까지도 한국의 수출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니 우리상품은 사면초가속에 있는 것이다.
무역진흥공사가 최근 밝힌 미국시장에서의 한국상품경쟁력동향을 보면
우리의 수출이 정말 큰일났구나 하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우선 한국의
미국시장점유율이 88년의 4. 6%를 피크로 매년 떨어져 올들어서는 3.
3%에 불과하다. 중국은 87년 1. 5%이던 것이 올해는 3. 2%로 우리를 곧
추월할 기세이다. 같은 기간중 멕시코는 미국시장점유율을 5%에서 6.
4%로 늘렸다. 우리의 대미수출주종품중 하나인 편물의류의경우 지난해
한국의 수출실적은 8억9,000만달러로서 전년보다 21%줄어들었지만 중국은
32. 9%나 늘어나 연간 20억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의 수출이 이처럼 곤경에 처하게 된것은 우리 상품이 값은 비싸졌지만
품질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상승만큼 품질개선노력을
했으면 지금과 같은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우리는
품질개선 노력보다는 시장개척노력을 너무 앞세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주력시장인 미국과 일본에서 고전하게 되자 이를 품질혁신으로
뚫으려하지 않고 중국 소련 동구등 새시장 진출로 극복하려고 한것이
아닌가 되새겨봐야 한다. 물론 새로운 시장에의 공장진출이나 상품수출을
과소평가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내에서의 품질혁신노력이 없는
해외진출은 성공하더라도 단기에 그치고 말것이며 장기적으로는
국내생산제품의 수출시장만 잠식하게 된다. 국내에서 부단하게 기술혁신과
품질혁신이 이뤄져야 해외 곳곳에서의 활동에도 파워 플랜트처럼 힘을
공급할수 있게 된다.
분명한것은 가격경쟁위주의 한국수출은 끝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살길은 품질향상과 기술혁신밖에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