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북쪽으로 4백여km를 가면 고색창연한 옛도시 뉴캐슬이 나온다.
시내에서 다시 30분가량 차를 타면 중세식 삼포농경지 한가운데 넬슨공업
단지란 팻말이 보인다.
이곳이 바로 국내 오디오전문업체인 인켈이 EC시장을 향해 교두보를
차린곳.
서울 본사에서 파견된 5명과 현지 영국인 34명등 모두 39명은 한국에서
전량수입된 부품을 조립,완제품을 만들어 EC지역에 내보내는 일을
하고있다.
이곳 현지법인을 맡고있는 서동호상무는 "현지법인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블록화돼가는 EC지역의 덤핑규제를 피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인켈은 셔우드(Sherwood)란 브랜드로 CDP카오디오등을 수출하고 있으나
EC지역에서 끊임없는 덤핑시비를 받고있다. CDP의 경우 지난해초부터
14.4%의 덤핑관세를 물고 있다. 이것도 부족해 이지역업체들이 다시
제소,지금 재조사중이다. 내년봄쯤 최종판정이 나면 덤핑관세는 20-
40%가량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인켈이 덤핑관세를 극복하기위해 현지법인을 본격준비한 것은 지난해
5월부터. 올3월 6천평의 대지에 공장을 준공하고 5월부터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6월27일 준공식에는 이례적으로 엘리자베스여왕의 장조카인
글로세스터경이 참석할 정도로 영국정부의 관심도 크다.
생산능력은 CDP와 카오디오 각6만대씩 월12만대. 아직은 본격적인
판매망이 이뤄지지않아 월5천5백 6천대가량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인켈은
앞으로 이공장의 생산라인을 대폭 늘리는 한편 EC지역내에 제2,제3의
현지공장 설립계획도 갖고있다.
EC로 수출되는 오디오는 전량 EC역내에서 생산 공급한다는게
기본전략이다.
그러나 이같은 전략이 순조롭지만은 않다. 임금도 국내보다 20%가량
비싼데다 장기적으로 부품현지화율(Local Contents)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부품을 전량 국내에서 들여와 조립해도 완제품수입보다
원가가 높은데 이곳 부품을 사용할 경우 원가상승요인은 30 40%에 이른다.
물론 부품을 월2만대분 이상씩 대량 구매하면 코스트를 낮출수 있지만
지금으로선 무리가 따른다.
이곳에선 부품현지화율을 EC국가들이 요구하는 40-60%선까지 높이면서
이윤을 남기기에는 보통 10년정도 걸린다는게 상식이다.
뉴캐슬근처에 진출해있는 일본업체들의 현지공장도 닛산자동차등
몇개업체들만이 진출한지 10년 전후해 흑자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질
정도다.
오디오업체의 경우 EC지역에선 한 나라에서 여러나라의 주파수가 잡히고
또 그것을 다 잡을수 있어야 판매되기 때문에 상황은 더 어렵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오디오방식과는 판이하게 다른 것이다. 따라서
연구개발을 국내와는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따른다.
영업망도 독자적으로 구축해야한다. 바이어들과 직접상담하며 바이어들의
요구사항도 듣고 각 국가별 특성에 맞는 판매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기때문이다.
서상무는 그러나 이같은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빠르면 5년내에 흑자경영을
구축할수있다고 자신한다. 국내 오디오업체로는 가장 먼저 진출했다는
이점이 있는데다 EC지역에서 셔우드제품의 반응이 비교적 좋기 때문이다.
또 영국공장을 동구권및 소련진출의 거점으로 활용할 경우 예상외의 수요가
기대된다는 것도 상황을 밝게보는 한 요인이다.
가전 특히 오디오의 경우는 영국을 비롯한 EC업체들이 이곳에서 탄탄한
기반을 다지고 있고 품목에 따라 15 30%가량의 시장점유율을 일본업체들이
확보하고 있어 경쟁이 결코 쉽지는 않다.
그러나 현지공장의 뼈를 깎는 노력과 본사의 이에대한 과감한 지원및
투자가 우선된다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게 서상무의 얘기다.
"인켈의 EC진출이 이제 돌하나를 놓은 것일뿐"이라고 말하는 서상무는
EC시장을 기어코 내것으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