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의 채권은행들이 4백82억원의 대지급금을 일반대출로
전환시켜줌에 따라 한보철강의 은행거래가 전면 중단되는 적색거래처
지정을 면케 됐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상업은행은 한보철강이 각각
35억원과 5억6천만원 등 40억6천만원의 이자를 상환함에 따라 당초
약속대로 한보철강에 대한 대지급금을 일반대출로 전환시켜주었다.
이에 따라 한보철강은 적색거래처 지정을 피하게 됨은 물론 지난 5월의
황색거래처 지정도 해제되어 금융거래가 정상화될 수 있게 됐다.
서울신탁은행도 한보철강이 그동안 밀린 이자 6억원을 상환하면
3백27억원의 대지급금 만기일인 오는 18일까지 대지급금 전액을
일반대출로 전환시켜 황색거래처 지정을 해제시켜줄 방침이다.
상업은행은 12일 한보철강의 대지급금 45억원의 연체이자 5억6천만원을
일괄상환받고 대지급금을 13일부터 연말까지 4개월여동안 연리 13%의
이자를 무는 일반대출로 전환시켜주었다.
산업은행도 이 회사의 대지급금 1백10억원을 13일부터 1년간
일반대출로 전환시켜 주면서 그동안의 연체이자 및 선이자 22억원과
일반대출에 따른 내입금 13억원 등 35억원을 현금과 받을어음으로
회수했다.
한편 한보철강의 주거래은행인 서울신탁은행은 대지급금 3백27억원이
오는 18일 만기가 됨에 따라 오는 16일경 밀린이자 6억원을 받고 이를
연말기한으로 일반대출로 전환시켜줄 방침이다.
현행 은행연합회 규정에 따르면 특정기업이 지급보증을 받은 어음이나
채권을 제때 상환하지 못해 은행으로부터 대지급 혜택을 받고 3개월내에
이를 갚지 못하면 황색거래처로 지정되어 은행거래를 부분적으로 제한받게
되며 대지급후 6개월이 경과해도 상환하지 않으면 적색거래처로 지정되어
은행거래가 전면 중단된다.
그러나 한보철강은 채권은행들이 밀린 이자상환을 조건으로 대지급금을
일반대출로 전환해주기로 결정한데 이어 한보철강이 일부 이자를 상환함에
따라 황색과 적색거래 지정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되어 정상적으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한편 경제계는 한보철강의 대지급금을 일반대출로 전환시켜준 것은
사실상의 금융특혜라고 주장함에 따라 한보그룹을 둘러싼 금융특혜시비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특히 이자로 상환한 자금가운데 현금이 아닌 어음도 대량
포함되어 있는 점을 들어 은행이 한보그룹에 대해 특혜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해당 채권은행들은 대지급금을 일반대출로 전환하는 것은
금융계의 관행으로 과거에도 수차례 있었으며 어음도 물건을 팔고
대금조로 받은 진성이기 때문에 현금과 마찬가지라며 일부의 특혜시비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