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이 심화되자 은행이 기업 대출자금의 1백%까지 꺾기(양건예금)를
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24일 재무부와 업계에 따르면 "1백% 꺾기"수단으로 시중은행은 주로
양도성정기예금증서(CD)를, 산업은행은 산업금융채를 이용하고 있다.
최근 D기업은 한 시중은행으로부터 1백% 꺾기를 해도 좋다는 조건으로
5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대출방법은 일단 D회사가 50억원어치의 사모사채를 발행, 이를 은행이
15%의 수익률로 인수하는 대신 D회사는 이 은행으로부터 50억원어치의
CD를 연13%의 수익률(표면금리)에 매입한다는 것.
D회사는 이 CD를 받은 날 바로 단자사에 연19%의 수익률에 팔아 겨우
자금을 조달했다.
결국 은행으로부터 CD를 매입하면서 연2%의 수익률 손해를 보고 이
CD를 팔때는 매입자에게는 연19%의 수익률을 보장해 줌으로써 이 기업은
부대경비 등을 포함 연21-22%의 고금리에 자금을 조달하게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그나마 이런 조건에서 은행자금을 구하는 것조차도
다행스럽게 여기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은행의 경우 실질적으로 1백%의 꺾기를 대출을 받는 기업에
요구하고 있다.
S기업은 최근 산업은행으로부터 1백억원을 대출받고 대출금의 40%에
해당하는 산업금융채를 구입해야 했다.
이 회사는 그러나 산업은행의 요청에 따라 거래관계에 있는 B회사에
대해 나머지 60%자금에 해당하는 산금채를 구입하도록 부탁, B회사는
S사와의 이해관계때문에 어쩔수 없이 60억원어치의 산금채를 매입,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자금 전액에 대해 산금채를 매각하는 효과를
거둘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1백% 꺾기"에도 불구하고 그같은 불건전금융관행에 대한
감독.지도책임을 맡고 있는 금융정책당국은 속수무책이다.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로 돈을 풀 수도 없고 진행중인 기업의 투자를
강제로 줄일수도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꺾기에 대한 일제단속을 펴 특정기업에 대해서는 10-12.5%의
창구지도 금리에 특혜성자금을 주도록 하고 나머지 기업은 아예 돈구경도
못하게 할 수도 없다.
고갈된 은행대출재원의 조달, 시설자금의 원활한 조달을 위해서는
꺾기를 묵인하지 않을수 없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이같은 불건전한 금융관행이 정부당국의 묵인아래
국책은행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것이 모순이며 은행이 1백%꺾기를
함으로써 가만히 앉아 2-3 %의 대출수익을 수익을 올리는 관행이 하루빨리
시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