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분신자살한 김기설씨의 유서대필자로 지목, 자살방조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받은 전민련 총무부장 강기훈씨(27)는 27일상오 서울
명동성당에서 김씨의 유서 2장중 국민앞으로 보내는 유서와 같은 내용의
글을 자필로 써 사본을 보도진에게 한장씩 배포하고 검찰에 대해 이 필적을
공개감정하라고 요구했다.
강씨는 이날 상오 9시45분 전민련의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는
명동성당 문화관 앞에 나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소속 이석태변호사,
전민련관계자, 보도진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책상앞에 앉아 5분간에 걸쳐
흰색 A-4복사용지에 "플러스펜" 속필체로 유서내용 전부를 자필로 써
보였다.
강씨는 "그동안 내가 유서를 대필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객관적
증거를 제시하고 신변안전이 보장되는 장소에서 검찰의 조사와 필적감정을
받을 용의가 있음을 밝혔음에도 검찰이 사전각본에 따라 나를 유서
대필자로 몰아 구속영장까지 발부했다"며 "검찰은 오늘 내가 쓴 필적을
공개 감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민련은 이날 회견에서 수첩이 강씨의 것이라는 검찰의 발표와
관련, 수첩안에 기록된 내용 가운데 김씨만 알수 있는 사항들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검찰의 발표를 부인했다.
전민련은 "예컨대 ''4월24일(지)진''이라고 된 부분은 김씨가 지난해
5월부터 수배중인 한상열 전민련공동의장의 신변 보안유지를 위해 사용한
''진''이라는 암호로 한씨와 연락하면서 4월24일 지현다방에서 연락을
갖기로 했음을 의미한다"고 밝히는등 모두 25개항의 기록내용을 예로들어
김씨만 알고 강씨는 모르는 사항임을 설명했다.
전민련은 "우리가 강씨의 수첩에서 전화번호 부분을 찢어내고 김씨의
전화번호부를 첨부해 제출했다고 검찰이 발표한 만큼 검찰은 이 수첩을
강씨의 것이라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수첩 앞부분의 스케줄 기록도 강씨의
것임을 입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