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지브 간디 전총리 암살에 항의하는 유혈폭력사태가 인도전역으로
확산되고있는 가운데 라마스와미 벤카타라만 대통령은 22일 좌우파 주요
정당 지도자들과 회동을 갖고 정파를 초월한 거국정부 수립문제를
논의했으며 국민회의당은 숨진 간디 전총리의 미망인 소니아여사를 새
총재로 선출, 정국 수습에 나섰다.
벤카타라만 대통령은 이날 좌익계 주도정당인 공산당 지도자 죠티
바수,우익계 바라티야 자나타당(인민당.BJP)의 랄 크리샨 아드바니,베하리
바즈파예등을 대통령궁으로 초치, "거국 정부" 구성문제를 협의했다고
PTI통신이 보도했다.
간디 전총리 암살에 따른 정국현황을 논의키위해 긴급 마련된 이날
회담에서 벤 카타라만 대통령등은 정파를 초월,각 정당세력을 포괄하는
거국연립내각 수립 가능성에 대해 검토했다고 통신은 전했으나 그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않았다.
총선 승리전망으로 재집권이 유력시되던 상황에서 간디 전총리의
암살로 지도자를 잃은 국민회의당은 이날 간디의 미망인 소니아
간디여사(43)을 만장일치로 새로운 총재로 선출,당분간 네루일가의
구심력아래 계속 뭉치는 한편 유권자들의 동정여론 확보에 나섰다.
프라나브 무크헤르지 국민회의당 대변인은 이날 "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18인 실무위원회는 소니아 여사를 만장일치로 후임총재로
선출했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 태생으로 남편에 대한 간헐적인
유세지원외에 정치경험이 없는 소니아여사의 국민회의당 총재직
수락여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국민회의당의 이같은 결정은 간디 전총리의 암살 사건으로 인한
유권자들의 동정표를 최대한 규합, 내달 중순 이후로 연기된 총선에
대비하기위한 것으로 관측되고있으며 소니아여사가 총선 이후 당총재직을
계속 맡아나갈지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한편 간디 전총리의 암살로 총선투표가 중단,다음달 12-15일로
연기되고 인도전역에 군의 비상경계령이 발동된 가운데 인도정부는 찬드라
셰카르 총리의 대국민호소등을 통해 국민들의 진정을 호소하고있으나
흥분한 시민들이 방화와 가두 폭력시위를 벌이는등 유혈폭력사태가
확산되고있으며 희생자들도 속출,간디 암살후 하루동안 최소 9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한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셰카르 총리는 이날 국영 TV에 출연, "정부는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국민들은 평정을
되찾아 폭력사태를 획책하는 무리들에 휩쓸리지 말것"을 호소했다.
총리는 "국민 여러분에게 호소,협조를 기대하는것만이 최선의
수습방안"이라면 서반민족적 세력의 기도를 분쇄하고 난국수습의 용기를
모아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인도 정부당국의 이같은 호소에도 불구하고 간디 전총리가
암살당한 남부의 타밀 나두주에서는 흥분한 주민들의 폭력시위 과정에서
최소한 40대의 버스및 트럭이 방화됐으며 안드라 프라데시주에서는 부분적
통행금지령이 발효되고있는 가운데 발생한 시위를 진압하기위해 출동한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 어린이 2명이 사망했다고 UNI통신이 전했다.
또한 네루 전총리의 고향인 알라하바드에서도 간디의 폭사소식이
전해진후 격렬한 가두 폭력사태가 발생, 최소한 3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인도 내무부의 한 관리는 이같은 사망자수를 공식
확인하면서 힌두교 성지인 알라하바드에서는 아직도 폭력사태가 계속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시위진압병력이 급파됐다고 밝혔다.
한편 간디 전총리의 유해는 화장에 앞서 뉴델리에 있는 외조부
자와할랄 네루 인도 초대 총리의 저택 겸 박물관인 틴 무르티로
옮겨졌는데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군중들 수천여명이 모여들어 2KM에
이르는 행렬을 이뤘으며 현장주변에는 치안유지 병력들이 대거 배치됐다.
보안병력들은 공포와 최루탄을 발사하며 군중통제에 나섰으나
애도인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역부족,최소 2백여명이 철문과
담장을 넘어 저택내의 공식접견실까지 들어갔으며 보도진들이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간디 전총리의 장례식은 24일 국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며 그의 유해는
외조부인 네루 초대총리,모친 인디라 간디여사,형 산자이등이 묻혀있는
뉴델리 힌두교 묘지에 안장되게 된다.
한편 국민회의당의 타밀 나두주 책임자인 K.라마무르티는 간디의
암살에 스리랑카 타밀 반군이 관련됐다는 주장을 했다고 PTI통신은
보도했으나 아직 범행을 주장하는 믿을만한 세력은 나타나지 않고있다.
이날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연합세력 사령부"라는 단체가 최초로
간디 암살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인도 소수민족과 스리랑카 독립을
지원키위해 거사했다고 밝혔으나 경찰당국은 이같은 주장이 별로
믿을만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