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생 강경대군의 장례가 치러지는 14일 서울시내는 범국민대책
회의측의 서울시청앞 노제 강행과 경찰측의 원천봉쇄 방침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전례없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날을 `고 강경대열사 살인정권 퇴진투쟁의 날''로 정한 대책회의측은
당국의 시청앞 노제 저지방침에도 불구하고 이를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어 경찰이 운구행렬의 도심진입 차단선을 구축한 신촌
이화여대앞 로터리에서 강군의 노제가 끝난 직후부터 경찰과
장례참석자들간의 격돌이 불가피할것 같다.
대책회의측은 이날 상오 9시 5분 강군의 모교인 명지대 학생회관 1층
소강당에서 발인제를 가진 후 대운동장으로 영구를 옮겨 상오 9시
45분부터 동료 학우및 정계.재야인사와 시민등 6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결식을 가졌다.
''애국학생 고 강경대열사 민주국민장''으로 치러진 이날 영결식은
강군의 영정 입장에 이어 이수호대책회의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문익환목사의 개식사,약력보고,조사,조가,조시 낭독,헌화,열사부활굿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영결식에서 김종식 전대협의장(23.한양대사회4)은 조사를 통해
"강경대동지를 비롯 6명의 열사는 비록 육신은 떠나갔지만 우리의
가슴속에 투쟁의지로 살아오고 있다"며 "영결식이 치러지는 이 시간에도
열사의 죽음을 배후세력 운운하며 왜곡하고 있는 정부는 진정한 사과의
뜻을 영결식장에 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역 대학생 2천여명으로 구성된 경호대의 호위아래 영결식장을
떠난 운구행렬은 흰 옷차림의 학생 8명이 대형 태극기를 들고 앞장을 선
가운데 선도차,영구차,5백여개의 만장등으로 긴 대열을 이루며 홍남교 -
모래내삼거리 - 성산회관앞을 거쳐 1차 노제 장소인 신촌로터리에
도착했다.
강군의 장례대열이 지나는 동안 연도의 시민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이를
지켜보았다.
경찰은 운구행렬이 신촌로터리에 도착, 1차 노제를 지내는 것까지는
허용하되 서울시청쪽으로 진입하는 것은 철저히 봉쇄한다는 계획 아래
이화여대앞 로터리에 50개 중대, 공덕동 로터리에 40개 중대등 모두 90개
중대 1만여명으로 저지선을 구축하는 외에 학생,노동자,재야인사등이 서울
도심에서 강군 사망과 관련된 규탄집회를 가질 것에 대비, 서울시내
중심지역에 1백86개 중대 2만2천여명을 배치했다.
경찰이 이날 서울시내에 배치한 시위저지 병력은 사상 최대규모이다.
경찰은 신촌노제를 마친 강군 운구행렬을 이화여대 앞 로터리에서
공덕동로터리로 유도,여의도 - 88올림픽대로 -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광주
망월동 5.18묘역까지 인도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책회의측은 신촌노제후 서울시청앞 광장 진입이 경찰의
저지로 불가능해질 경우 운구행렬을 되돌려 연세대에 시신을 다시
안치, 장례 자체를 무기연기하고 내각사퇴등 그동안의 요구조건이 관철될
때까지 전국적인 규탄집회를 갖겠다는 당초 생각을 여전히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이날 하오부터 신촌 일대는 물론 서울 도심권에서 경찰과
학생.재야운동권등이 맞부딪치는 또 한차례의 대규모 격돌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