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생 강경대군 폭행치사사건을 계기로 전.의경제도의 개혁 또는
폐지론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경 제2기동대 12중대소속
나윤성일경(20.광주시광산구우산동하남주공아파트103동)이 2일 하오 1시
연세대 강군대책회의 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투경찰 및 의경기동대
체포조의 해체를 주장하는 ''양심 선언''을 했다.
나일경은 이날 "강군사건은 우발적인 사고가 아니라 그동안의
전.의경부대 운영실태로 볼때 이미 예고됐던 것"이라며 "전경을 의경으로
대체하더라도 이름만 바뀔뿐 제2, 제3의 강군사건이 재발할수 있다"고
말했다.
나일경은 또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5명의 전경은 명령에 따랐을
뿐이므로 실질적인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말하고 "백골단에
의지해서만 유지되는 정권이라면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일경은 회견 말미에서 돌과 화염병을 막기위해 사용돼온 방패로
시위대를 공격하는 방패술이 추가되는등 시위진압방법이 공격형으로
바뀐 진압교육훈련교본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회견에 동석한 강군의 아버지 강민조씨는 "나일경은 그동안
정부에서 시키는대로 하다 양심을 되찾은 정말 용감한 우리 경대 친구"라며
전.의경제도의 폐지를 다시 주장했다.
강씨는 또 장례식 문제와 관련, "정부가 처벌해야할 사람을 처벌하지
않는등 뉘우치는 기색이 없다"며 "당초 밝힌대로 책임자 구속처벌,
대통령사과, 구속전경석방등 3개항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한
장례식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다음은 나일경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입대와 탈영날짜는.
"지난해 8월 의무경찰에 자원, 훈련을 마친뒤 10월 영등포경찰서
도보대를 거쳐 같은달 29일 신설중대인 시경제2기동대 12중대 전출돼
근무해오던중 어제 하오7시께 탈영해 연세대로 들어왔다."
--탈영동기는.
"입대전부터 전경들의 폭력적인 시위진압방식에 회의를 품어왔으며
특히 지난 3월부터 시위관련 신문기사를 스크랩하면서 회의가 깊어지다
강군 사망사건이 결정적 계기가 돼 제2의 강군사건을 막아야한다는
생각에서 같은 젊은이들이 서로 싸우는 현실을 바로잡고자 양심선언을
결심했다."
--그러면 의경에 왜 자원했나.
"대입에 실패한 죄책감에서 부모님이 원하는대로 입대했다."
-- 시위진압때 시위대를 때린적이 있나.
"영등포경찰서에서 근무할때 한국노총등에서 일어난 시위진압에
동원되기도 했으나 항상 사복중대가 먼저 해산시킨뒤 출동했기 때문에
직접 충돌한적은 없고 시경 기동대에 배치된 후에는 취사병으로만
근무했다."
--쇠파이프를 부대원들이 가진 것을 보았나.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1개소대에 2-3개씩 내무반에도 보관하고 있으며
많을 때 에는 1소대에 30개까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소대장등
지휘관들은 이를 알면서도 묵인하고 있다."
--강군사건에 대해 동료 의경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고참들은 ''맞아죽어도 당연하다''는 식의 말을 하고 있으나 졸병들은
이에 이의가 있어도 입밖에 낼 처지가 못된다."
--시위진압에 나설때 전경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가.
"부대원들은 철야근무후에도 다시 시위진압에 나서는등 매일
피로속에서 짜증난 상태로 근무를 해야하기 때문에 ''빨리 끝내고 돌아가
쉬고싶다''는 생각에서 이를 악물고 싸운다."
--학생들의 화염병시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경찰이 최루탄을 무차별 난사하는데 대한 대응으로 화염병
사용이 불가피한면이 있다고 보지만 다른 의경들의 생각은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부대안에서 자신의 심적갈등을 서로 털어놓을 분위기가 못되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탈영사실을 알고 있나.
"아직 알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