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측근인 니콜라이 리슈코프 전총리
(61)는 오는 6월 소련 사상 처음으로 국민 직접투표로 실시되는 러시아
공화국 대통령선거에서 보리스 옐친 현 최고회의 의장에게 도전할
계획이라고 소련 언론들이 1일 보도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매우 친밀한 관계로 많은 유권자들에게
고르바초프-옐친대결의 대리인격으로 비칠 가능성이 있는 리슈코프
전총리는 이날 발행된 일간 콤소몰 스카야 프라우다지와의 회견에서
대기업의 대표들과 지난주 열린 공산당중앙위원회에 참석한 대의원들이
자신에게 다음달 12일 실시될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라고
촉구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심장마비를 일으킨지 한달만에 사임했던 리슈코프는 "이처럼
커다란 영예가 나에게 주어져 대통령후보에 지명된다면 선거운동에 들어갈
용의가 있다"고 말했으나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러시아공화국 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정치인인 옐친에게 실질적인 위협이
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소련의 15개 공화국중 가장 크고 부유한 러시아공화국이 지난 2월17일
국민투표에서 77%가 찬성한 후 러시아공화국 의회가 신설한 대통령직에는
지금까지 최소한 7명이 후보로 나설 것임을 선언했다.
이들 후보들중에는 유명한 개혁주의자인 바딤 바카틴 전내무장관과
노동자연합 전선 지도자로 강경파인 알렉세이 세르게예프 그리고 중도파인
정당연맹 의장인 블라디미르 보로닌 등이 포함되어 있으나 여러 차례의
여론조사 결과 고르바초프 대통령보다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옐친 최고회의 의장이 선두에 나서고 있다.
옐친에게 도전의사를 표명한 리슈코프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공산당
서기장에 선출된지 수개월만인 지난 85년 9월부터 총리직을 맡아 오다가
지난해 12월 개혁파들로부터 소련 경제 파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는
압력을 받고 있던중 심장마비를 일으킨 후 사임했었다.
리슈코프는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와의 회견에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활동에서 떠나 방관적인 태도를 취할 수 없다"면서
"질병이 있었으나 지나갔다"고 말함으로써 자신의 건강이 선거운동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