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금속 아연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등락을 거듭하던 아연 가격은 지난달부터 다시 빠르게 상승해 작년 초 이후 20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캐나다의 제련소와 호주의 광산이 산불에 피해를 입는 등 공급망 곳곳에서 자연재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서다. 글로벌 아연 생산량의 약 50%를 차지하는 중국 제련소들은 지난달까지 자국 아연도금 강판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한 제련수수료(TC) 폭락으로 조업을 중단하는 등 제련 기업들에겐 복잡한 상황이다. 아연의 원재료인 아연 정광의 공급은 부족한 반면 글로벌 전체로 볼 때 제련소의 생산 용량은 많기 때문이다. 아연은 철, 알루미늄, 구리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금속으로 연간 생산량이 1400만t에 가까운 흔한 원자재다. 40~50%는 강판 부식을 막는 도금 재료로 쓰인다. t당 가격이 구리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으나 최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캐나다 아연 제련공장 화재로 공급 차질27일 외신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지난 24일 아연 3개월물 선물은 4.5% 급등한 톤(t)당 최고 3284달러를 기록했다. 현물 가격도 이날 t당 3237.5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주 아연 현물이 3개월물 선물에 비해 t당 24.09달러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등 백워데이션 현상(물량이 부족하다는 신호)이 나타나자 기업들이 아연을 미리 확보해 놓으려는 수요와 투기 수요가 몰리기 시작한 탓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지난 23일 LME 데이터를 인용해 14~18일 사이 한 기관이 아연 재고의 11월 인도분 계약의 40%를 인수하고, 한 개인이 아연 거래소 현물 재고의 50~80%를 매입하는 등의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전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엔허투’의 성공은 글로벌 ADC 기술 사냥의 신호탄이 됐다. 미국 화이자가 60조원을 투입해 ADC 기업 시젠을 인수하는 등 지난해 글로벌 제약 공룡들이 ADC 기술 확보에 투입한 비용은 160조원에 육박했다. ADC가 화학항암제,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등으로 이어진 항암 신약에 새 패러다임을 연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 이유다.올해 1월 기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ADC 계열 항암제는 11개다. 2019년 허가받은 엔허투가 지난해 글로벌 매출 3조6000억원으로 1위다. 엔허투는 유방암, 폐암 등 특정 암을 넘어 모든 고형암으로 치료 대상군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후속 신약 개발이 잇따르면서 ADC 시장 규모는 지난해 16조원에서 2033년 40조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란 평가다.신약 개발에 폭넓게 활용되는 항체는 몸속에 있는 특정 단백질만 찾아 결합할 수 있다. ADC는 이런 항체에 암세포를 죽이는 폭탄 같은 약물을 붙여 만든다.ADC 연구가 활발해진 것은 1980년대부터다. 암만 찾아가는 ‘선택적 독성’은 ADC 개발 기업에 큰 숙제였다. 2010년대 초반 시젠, 제넨텍, 화이자 등이 ADC 항암제를 개발해 FDA 승인까지 받았지만, 여전히 강한 독성 탓에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는 ‘미완의 기술’로 평가받았다.엔허투는 유방암과 폐암 환자 등을 대상으로 20개월 넘게 치료 효과를 입증한 첫 ADC다. 엔허투의 개발 프로젝트명은 ‘운명(DESTINY)’. 고혈압 등 순환기계 치료제를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던 다이이찌산쿄엔 ‘운명’을 바꾼 신약이다.이지현 기자
일본 집권 자민당이 27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대패했다. 자민당 단독으로 과반 의석(233석) 확보에 실패할 것이 확실시된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 합쳐도 과반 확보가 불확실한 것으로 전망됐다. 이시바 시게루 내각이 출범 한 달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다. 자민당 내에서 ‘이시바 끌어내리기’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자민·공명당 과반 확보 불확실”NHK는 이날 오후 8시 투표 종료 직후 출구조사 결과 중의원 465석(지역구 289석+비례대표 176석) 중 이시바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153∼219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고 보도했다. 종전 의석(247석) 대비 최소 28석, 최대 94석을 잃는 셈이다. 출구조사대로라면 자민당이 12년간 지킨 과반 의석은 붕괴한다. 자민당은 정권을 탈환한 2012년부터 2014년, 2017년, 2021년까지 네 차례 총선에서 모두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연정 파트너인 공명당은 21∼35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자민·공명 연립 여당은 174∼254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시바 총리가 이번 선거의 승패 기준으로 제시한 연립 여당 과반 확보도 불확실하다. 요미우리·아사히·마이니치 등 주요 신문은 자민당과 공명당을 합쳐도 절반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연립 여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 옛 민주당에 정권을 내준 2009년 이후 15년 만이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TV아사히와 인터뷰에서 “비자금 스캔들로 매우 엄격한 심판을 받았다”며 “앞으로 우리가 내건 정책 실현을 위한 노력을 최대한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128∼191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