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수십년동안 지속되어온 영토분쟁으로
냉각된 소련과 일본 두나라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사명을 띤 4일간의
일본방문을 위해 14일 모스크바를 출발하여 소련 극동지구의 하바 로브스크
에 기착했으며 이곳에 2일간 머문후 16일 일본에 도착한다.
모스크바 공항에서 겐나디 야나예프 부통령,발렌틴 파블로프 총리 등의
환송을 받은 고르바초프는 하바로브스크에 체류하는 동안 제2차 대전후
스탈린의 시베리아 강제노동수용소에 억류되었다가 목숨을 잃은 수많은
일본군포로들의 묘지를 찾아가 화한을 증정할 예정으로 있다.
크렘린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고르바초프는 16일과
17일 가이후 도시키 일본총리와 4차례의 회담을 갖고 두나라의 영토분쟁,
지역 안보, 일본의 대소경제협력 등을 주로 논의할 예정으로 있다.
일본 지도자들은 고르바초프의 방문으로 역사적인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분석가들은 그의 방문이 관계개선의 첫걸음을 내딪는
성과를 얻는데 지나지 않을것같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고르바초프는 소련 경제를 떠받치는데 일본의 원조와 투자를 필요로
하고있으나 경제난과 독립을 소망하는 일부 소련 공화국들의 분리요구로
일본과의 영토분쟁에 관해 큰 양보를 할수 없을것 같다.
일본도 소련이 지난 45년에 점령한 홋카이도 연안 4개 섬의 궁극적인
반환을 요구하는 입장에서 조금도 후퇴하지 않을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소련이 이들 4개섬을 반환할때까지 소련과의 강화조약을
체결하거나 소련에 경제원조를 제공하기를 거부해 왔다.
지난 58년 3월 일본총리로서는 처음으로 고르바초프와 회담한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총리는 14일 TV회견에서 일본은 고르바초프의 일본방문에 너무
많은것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일본은 마치 산타 글로스가 오기를 기다리는
듯이 행동하고 있으나 그의 방문은 영토분쟁 협상을 위한 출발선이 될수
있을뿐이라고 말했다.
가이후 총리는 북방 4개 섬에 관한 협상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으면
오는 8월 모스크바를 답례방문할 예정이라고 일본신문들이 보도했다.
그러나 동경의 많은 관리들은 소련 국내의 정치적 불안정때문에
고르바초프가 대폭 양보할 여지가 없지않을까 염러하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일본의 NHK TV가 지난 12일에 방영한 회견에서 분쟁은
단계적으로 해결될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측은 소련이 4개 섬의 대일반환을 전면적으로 거부하거나 4개섬중
시코탄과 하보마이의 2개섬을 반환할것으로 보고 있으나 4개섬 전체에
대한 일본주권을 인장할 가능성도 배제하고 있지 않다.
경제협력에 관해 일부 일본인사들은 4개섬의 분쟁이 해결되기
전에라도 일본이 소련에 원조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두나라 정상은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한 기술지원,체르노빌
핵발전사고 희생자 원조,환경보호,문화교류 등을 다룬 10여건의 협정에도
서명할 예정이다.
고르바초프는 제2차대전때와 전후 소련군에게 포로가된 수많은
일본군인의 면당을 일본측에 넘겨줄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후 시베리아
강제수용소에 일본군인 6만여명을 억류하기로 했던 소련측 결정에 대해
사과할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통들이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동경방문을 마치고 교토,오사카,나가사키를 방문한후
19일 노태우대통령과 회담하기 위해 제주도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