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의 장기적인 침체로 증권사들의 수지기반이 극도로 취약해진
가운데에서도 일부 증권사가 단기차입금을 지나치게 많이 끌어 씀으로써
경영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진증권은 단기차입금 규모가 자기자본의 1.5배에 달하고
있으며 한양, 현대, 제일증권등은 70% 안팎에 이르는 등 재무구조가 너무
나빠 당국의 강력한 지도.감독이 뒤따르지 않는 한 부실기업의 소지까지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90사업연도가 끝난 지난 3월말 현재 25개
증권사의 단기차입금은 단자사에서 급전으로 빌어쓴 콜자금 1조8백21억원과
단자사및 종금사에서 어음할인으로 대출받은 1조1천7백30억원, 신탁대출을
비롯한 은행대출금 8천9백79억원등 모두 2조7백9억원으로 전체 자기자본
8조1천2백19억원의 4분의1을 넘고 있다.
증권업계의 단기차입금 규모가 이처럼 큰 것은 상품주식과 채권으로
각각 4조7천3백34억원과 2조4백21억원, 고객융자금으로 1조4천8백22억원등
쉽게 빼내기가 어려운 부문에 자기자본보다도 많은 돈이 묶여 있는데다
지난달말의 결산을 앞두고 당기순이익을 부풀리기 위해 채권인수물량을
대폭 늘리는 바람에 자금부담이 엄청나게 커진데 따른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대한및 건설증권과 함께 3개 비상장 증권사중 하나인 한진증권은
납입자 본이익률등의 기업공개요건을 맞추느라 단기차입금을 자기자본
7백30억원의 1백43.7%나 되는 1천49억원을 끌어다 썼으며 한양증권은
단기차입금이 자기자본의 73.8%, 현대증권 72.4%, 제일증권 69.9%,
신흥증권 59.4%, 태평양증권 52.4%에 각각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우, 동서, 럭키증권은 자기자본에 대한 단기차입금의 비율이
30%를 밑돌아 재무구조가 비교적 건실한 편이며 소형사에 속하는
대유증권과 부국증권은 각각 17.9%와 19.7%로 제일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